[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2022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6개 의약단체장이 코로나19(COVID-19) 펜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기존과 다른 수가협상 방식과 수가 인상을 요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장들은 6일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 대한조산협회 김옥경 회장 등 의약단체장들이 참석했다.

또한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인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보장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 윤유경 수가계약부장도 자리에 함께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코로나 상황으로 국가 전반에 어려움이 많지만 특히나 보건의료단체는 어려움이 더 심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수가협상을 하려니 마음이 무겁고 걱정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지만 어렵다. 모두가 상생의 파트너십을 갖고 서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양보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약단체들은 자체적 통계를 제시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호소했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지난해 일부 진료과목의 폐업한 의료기관 수가 지난 20년간 평균치보다 30배 가까이 치솟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관련 수가 개선 논의를 시작해 4월 환자진료수가를 2배 인상하고, 5월에는 코로나19 중환자 관련 진료수가를 3배 인상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과감하게 취했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반면 우리나라는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올해 1월까지 부분적 수가 신설이 이뤄졌지만, 의료기관의 피해상황에는 크게 미흡하다"며 "수가가 원가에도 못미친다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모두 인정하지만 정부 정책은 의료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급자가 배제된 재정소위원회에서 수가협상의 밴딩규모를 낮게 책정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매년 밴딩규모가 2%로 결정된 채 수가협상에 임하는 것은 총 재정지출을 정해놓고 각 직역간 제로섬게임을 하는 것이다. 명목만 수가협상이지 사실상 수가통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을 내년도 수가에는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병협 정영호 회장은 "코로나 상황 속 방역과 환자의 의료이용 변화 때문에 의료기관이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올해 하분기부터는 백신 관련 의료기관의 역할이 커진다. 백신이 아무리 공급돼도 적기에 충분히 접종되지 않으면 집단면역의 형성에 제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인력도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쥐어짜듯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 전국민에게 접종하는 7월부터는 그런 상황"이라며 "의료기관과 종사가가 격려 받도록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의 특수성만큼 기존과 다른 수가협상의 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 회장은 "그동안 적용했던 수가협상의 틀은 정상적 상황에 적용할 때 의미가 있다. 지금은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의 틀을 제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중차대한 시기에 힘낼 수 있도록 특별한 결정과 배려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 약사회 등 타 공급자 단체들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호소했다.

치협 이상훈 회장은 "동네 의원과 치과가 무너지고 있고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다. 치과는 환자를 30cm 앞에서 보기 때문에 비말 감염에 취약하다"라며 "마스크, 페이스쉴드 등을 환자마다 갈아 끼워 감염관리 비용이 진료비용에 못지 않게 발생하지만 반영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진료수입의 25%, 환자 내원은 23% 감소했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있어야 의료인도 최전선에서 힘을 낼 수 있고, 작년에 전혀 반영되지 못한 결과가 올해도 반복되면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한의과는 코로나19 여파로 역성장을 기록하며 총 한의진료비가 감소했다. 의료기관이 버틸 특단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밴드를 여유있게, 합리적으로 배려해주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약사회 김대업 회장도 지난해 약국의 행위료 감소폭과 조제건수가 큰폭으로 하락했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 상황 속 약국이 입은 타격이 너무 크다. 정영호 회장이 말한 것처럼 올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면밀히 검토해 올해는 잘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공단-의약단체 간 수가협상단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체제에 돌입하게 되며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오는 31일까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