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같은 남녀 간 격차...10%대 불과한 여성임원, 유리천장 여전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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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남녀 직원 간 평균 연봉이 2000만원 벌어지는 원인이 근속연수의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남녀 직원 간 평균 근속연수는 약 1년 6개월 차이가 났다. 아울러 여성 직원의 임원 비율도 약 10%대에 불과, '유리천장'은 여전했다. 

 

벌어지는 격차, 원인은 근속연수?

앞서 본지는 국내 주요 제약사의 남녀 간 평균 보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 직원이 여성보다 평균 2000만원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 국내 제약업계, 남녀 간 평균 연봉 2000만원 벌어져)

이를 두고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남성과 여성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데는 여성이 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때까지 근무하지 못하는, 즉 '경력단절'이 원인일 것"이라며 "여성은 남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을 때까지 직장에 머무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2019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여성 직원이 남성보다 평균 근속연수는 1년 6개월 짧았다. 

2019년 기준 남성은 평균 9년을 근무한 반면, 여성은 7.3년을 근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평균 근속연수는 2018년과 동일했다. 성별간 격차는 여전한 것이다. 실제 2018년 남성 직원은 8.6년을 근무한 반면, 여성 직원은 6.9년을 근무하면서 약 1년 6개월의 차이가 있었다.  

남자 직원이 오래 일한 사람이 많다 보니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임금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란 것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치인 셈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남녀 간 평균 근속연수의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곳은 한독이었다.

한독은 남자가 11.8년, 여자가 7.6년으로 4.1년 차이가 발생했다. 다만, 2018년 4.6년에 비하면 약 4개월 정도 격차가 줄었다. 

뒤이어 유한양행 3.8년(남자 12.2년, 여자 8.4년), 동아에스티 3.6년(남자 12.2년, 여자 8.6년) 등이 3년 이상 격차가 나는 제약사로 조사됐다. 

반면 일동제약은 여성이 근속연수가 더 길었고(남자 10.5년, 여자 11.4년), 한미약품(남자 6.4년, 여자 6.4년), 대원제약(남자 5.9년, 여자 5.5년), 광동제약(남자 8.7년, 여자 8년), 동국제약(남자 6.5년, 여자 5.8년) 등은 남녀 간 근속연수 차이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女 임원비율 10%...유리천장 여전 

국내 주요 제약사의 여성 임원의 수도 크게 적었다. 국내 제약업계의 유리천장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다. 

국내 주요 제약사의 여성 임원의 비율은 10.3%에 불과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글로벌 제약사의 여성 임원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게다가 제약업종 이외 다른 업종에서도 여성 임원의 비율은 평균 17%로 나타났다. 

실제 동아에스티와 JW중외제약은 전체 임원 수가 각각 31명, 7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이와 함께 대원제약 3.6%(1명), 유한양행 4%(1명), 동국제약 4.2%(1명), 일동제약 4.3%(1명) 등은 여성 임원의 비율이 5%를 넘지 못했고, 광동제약(6.9%)과 동화약품(9.5%)이 여성 임원 2명으로 겨우 5%를 넘었다.

반면 한독은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의 비중이 31.6%로, 가장 높았다. 한독은 전체 19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은 6명에 달했다. 

한미약품이 23.7%(9명)로 뒤를 이었고, GC녹십자 18.2%(4명), 대웅제약 12.5%(1명), 종근당 10.9%(5명), 보령제약 10.3%(3명)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웅제약은 전체 임원 수가 다른 제약사보다 적어 여성 임원이 1명임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는 여러 국가의 인재가 포진해 있는 만큼 인종, 성별에 따른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반면 국내 제약업계는 여성이 임원을 달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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