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2020년부터 부채비율 100% 넘길 것 예상…2024년 116.1%에 도달
회계상 부채인 보험급여 충당부채가 대부분…"실질적 재무위험성 높지 않을 것"
2024년 이후 10조원 이상 적립금 유지 계획…재무건전성 확보 및 위기상황 대비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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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건강보험의 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4년에는 116.1%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재무관리 위험성을 일축했다.

오히려 2024년 이후에 10조원 이상의 적립금을 유지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미래 위기상황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보공단은 보장성강화 정책과 건강보험 종합계획의 기본방향을 유지하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최근 수립했다.

이번에 수립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재정 영향과 최근 정책변수 변화 등을 반영한 것이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상 항목별 재무 전망을 살펴보면 자산은 2023년까지 적립금 사용에 따라 감소하나 2024년 당기수지 흑자 전환으로 증가해 2020년 29조 1000억원에서 2024년 30조 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어 부채는 보험급여비 증가로 인한 충당부채 증가의 영향 등으로 2020년 13조원에서 2024년 16조 2000억원으로 증가하며 이 같은 부채 증가에 따라 부채 비율은 2020년 80.6%에서 2024년 116.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당부채란 지출의 원인(진료)이 발생했으나 연도말까지 미청구된 경우에 미래 지급할 급여비를 추정해 결산에 부채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건보공단은 이번 계획에 코로나19에 따른 정책 시행 사항과 경제성장률 감소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반영했음을 강조했다.

특별재난지역 등을 포함해 가입자 소득분위에 따라 3개월간 보험료 30~50% 경감, 코로나19 검사·치료비 80% 지원, 요양기관 경영지원을 위한 조기지급에 따른 급여비증감 등 정책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전망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전망

또한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보험료수입 감소, 지역 내 감염 우려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 등도 재정전망에 반영했다.

주목할 점은 부채비율 전망이 전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대비 다소 감소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년 중장기 계획(2019~2023년)에서는 부채 비율이 91.9~132.9%였으나 이번 계획(2020~2024년)은 80.6%~112.8%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번 계획 수립 시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계획 대비 보험급여비 전망이 다소 감소하고 중장기적 청구심사 제도·업무 개선과 급여비 적기 청구 안내 등을 고려해 보험급여 충당부채를 일부 줄임으로써 총 부채를 전년 계획 대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급격한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 등에 따라 매년 보험급여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보험급여 충당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충당부채의 경우 차입처럼 상환금액과 이자, 기한 등이 있는 금융성 부채가 아니라 회계상의 부채이기 때문에 대부분 다음연도 초에 소진돼 재무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장성강화에 따라 적립금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립금 사용액만큼 보장성이 확대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더 낮추는 것이라고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재정은 전 국민 단위의 저축이라고 보면 된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020~2024년 재무전망, 정부정책 계획 범위 안?

건보공단은 단기보험인 건강보험은 적기 급여비 지급을 위한 준비금의 규모가 중요하기 때문에 2024년 이후에도 준비금 10조원 이상을 확보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재무건전성은 부채규모나 부채비율, 당기순이익(순손실)만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부채의 성격이나 현금흐름 등 여러 재무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건보공단의 주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 부채는 대부분 회계상 부채"라며 "건강보험은 적기 급여비 지급을 위한 현금 적립금의 규모가 중요하기 때문에 2024년 이후에도 준비금 10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준비금 10조원 유지 위해 정부지원금도 확보돼야

앞서 정부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10조원 이상의 준비금 유지를 재정운영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한 바 있다.

준비금 10조원은 2024년 기준 보험급여비의 약 1.3개월분에 해당하는 적립 규모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대부분 보험급여비의 약 1~3개월 수준(일본 1~3개월, 독일 0.5~0.9개월, 대만 1~3개월)인데, 이는 청구 후 지급까지의 기간(전산 21일~수기 45일) 등을 고려하면 적기 급여비 지급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적정 수준의 여력이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매년 보험료율과 수가 등 정책변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적정하게 이뤄지고 법정수준의 정부지원금도 확보돼야 준비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면밀한 재정분석·전망 및 효율적 재정관리를 추진하고 가입자·공급자·정부 등과 소통·협력을 강화해 적정 준비금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1~3% 지출절감 자구노력, 2020~2024년 재무전망에 반영

한편, 건보공단은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지출효율화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재정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상시 재정 모니터링 강화 및 정기적 재정분석을 통해 선제적 위험관리를 실행하고 합리적 의료이용 관리 및 건강검진 제도개선 등을 통한 미래 의료비를 절감한다.

이어 불법 사무장병원 근절 및 보험급여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일차의료 강화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놓고 복지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급여비가 합리적으로 지출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복지부·심평원과 협조하면서 지출효율화를 총체적으로 추진해 재무회계상 지출절감 목표인 6928억원을 초과 달성했다"며 "이번 재무전망에서도 보험급여비의 1~3% 지출절감 자구노력을 반영했고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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