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디케어 66세 이상 당뇨병 환자 9만여명 데이터 분석
MACE 위험 차이 없어…CVD 병력있다면 SGLT-2i 심혈관 혜택 커
SGLT-2i, 당뇨병성 케톤산증·하지절단·생식기 감염 빈번하게 보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령의 제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에게 항당뇨병제인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의 심혈관 혜택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65세 이상의 고령을 주 대상으로 한 보험인 메디케어 데이터베이스에서 66세 이상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은 두 치료제 간 차이가 없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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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고령의 당뇨병 환자는 GLP-1 제제보다는 SGLT-2 억제제로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SGLT-2 억제제 치료 시 당뇨병성 케톤산증, 하지절단, 생식기 감염 등의 이상반응이 더 빈번하게 보고돼 주의가 요구된다.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는 무작위로 진행된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를 통해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항당뇨병제다. 그러나 연구에 주로 65세 미만의 당뇨병 환자가 포함됐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 임상의 고령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는 Diabetes Care 지난달 2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9만여 명 데이터 분석…인보카나 복용 77%·빅토자 투약 59%

2013년 4월~2016년 12월 메디케어 데이터베이스에서 66세 이상이고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제제 치료를 시작한 당뇨병 환자 9만 94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나이, 성별, 동반질환, 노쇠, 다른 항당뇨병제 투약 등 요인을 고려해 성향점수매칭 방법을 적용, 각 치료군 4만 5047명을 1:1 매칭해 비교했다. 두 계열 치료제 외에 투약하고 있는 약물은 메트포르민 67%, 설포닐우레아 37%, DPP-4 억제제 24%, 인슐린 24%였다. 

SGLT-2 억제제로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를 복용한 환자군은 77%, GLP-1 제제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를 투약 중인 환자군은 59%를 차지했다. 

1차 목표점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MACE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을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당뇨병성 케톤산증, 생식기 감염, 골절, 하지절단, 급성 신손상, 중증 요로감염, 전체 사망 등도 조사했다. 모든 결과는 1000인년(person-years)당 발생률로 추산했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8.5개월이었지만 5000명 이상 환자군이 2년 이상 추적관찰됐다. 

SGLT-2 억제제군, 심부전 입원 위험 32%↓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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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과, MACE는 SGLT-2 억제제군 18.0건, GLP-1 제제군 18.4건 발생해 두 군간 유의미한 위험 차이는 없었다(HR 0.98; 95% CI 0.87~1.10).

그러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SGLT-2 억제제군 7.0건, GLP-1 제제군 10.3건으로, SGLT-2 억제제군에서 그 위험이 32% 의미 있게 낮았다(HR 0.68; 95% CI 0.57~0.80).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당뇨병 환자군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는 SGLT-2 억제제가 GLP-1 제제보다 심혈관 혜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당뇨병 환자군 중 SGLT-2 억제제군은 GLP-1 제제군보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5.9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2.6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2.8건 적게 발생했다. 

반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당뇨병 환자군에서 SGLT-2 억제제군은 GLP-1제제군 대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1.1건 적게 보고됐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고 평가됐다. 다른 유효성 목표점에서도 SGLT-2 억제제의 혜택은 없었다.

SGLT-2 억제제, 생식기 감염 위험 3.34배↑

이어 안전성 조사에서는 SGLT-2 억제제군이 GLP-1 제제군보다 당뇨병성 케톤산증, 하지절단, 생식기 감염 등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의해야 할 이상반응은 SGLT-2 억제제의 주요 이상반응으로 꼽히는 생식기 감염이었다. 

각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SGLT-2 억제제 2.4건, GLP-1 제제 1.7건으로, SGLT-2 억제제군에서 0.7건 더 많이 발생했고 그 위험은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1.46배 높은 경향을 보였다(95% CI 0.02~1.41). 

하지절단은 SGLT-2 억제제군 3.1건, GLP-1 제제군 2.2건으로 SGLT-2 억제제군이 0.9건 더 많이 보고됐고 그 위험은 1.44배 높은 경향이 확인됐다(95% CI 0.10~1.70).

두 이상반응 발생 위험은 SGLT-2 억제제군에서 통계적 유의성 없이 높아지는 경향만 보였던 것과 달리, 생식기 감염 위험은 SGLT-2 억제제군에서 의미 있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식기 감염은 SGLT-2 억제제군 82.3건으로 GLP-1 제제군 25.2건보다 47.1건 더 많이 보고됐고 그 위험은 3.34배 높았던 것(95% CI 53.45~60.70). 

이와 달리 급성 신손상은 SGLT-2 억제제군 38.5건으로 GLP-1 제제군(45.5건)보다 7.1건 의미 있게 적게 발생했으며 그 위험은 15% 낮았다(95% CI -10.27~-3.83).

"고령 환자, SGLT-2i·GLP-1RA 더 많이 사용해야"

이번 연구에서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고령의 당뇨병 환자는 GLP-1 제제로 치료받은 이들과 MACE 위험은 유사하지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더 낮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또 당뇨병성 케톤산증, 하지절단, 생식기 감염 등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SGLT-2 억제제의 이상반응 위험은 이번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하버드의대 Elisabetta Patorno 교수는 "이번 연구는 CVOT에 참여한 환자군보다 평균 10살 더 많은 고령이면서 임상에서 일반적으로 치료받는 환자군 분석에 중점을 뒀다"며 "등록 당시 다양한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포함돼,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군과 없는 군의 치료제 유효성을 비교할 수 있었다. 또 CVOT보다 더 많은 환자를 분석해, 안전성 이슈를 면밀하게 조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이오클리닉 Rozalina G. McCoy 교수는 "두 항당뇨병제는 지난 5년 동안 심혈관질환, 심부전, 신장질환 진행 등에 대해 추가적인 혜택을 확인해 이상적인 제2형 당뇨병 관리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두 계열 치료제를 비교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의료진은 고령 환자 관리에 매우 신중해 좋은 근거 기반의 치료제가 있음에도 투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이들 치료제는 더 이상 신약이 아니므로 임상에서는 고령 환자에게 두 계열 치료제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6년까지 데이터만 분석했고, 주로 인보카나와 빅토자에 이번 결과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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