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BMR 2023] DPP-4 억제제와 골절 위험 비교한 추적관찰 결과 공개
최장 811일 복용 포함 전체 추적관찰 동안 골절 위험 유의한 차이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015년부터 골절 위험 논란에 휩싸인 SGLT-2 억제제가 반전의 주인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GLT-2 억제제가 골절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근거가 쌓이는 가운데,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추가됐다.

결과에 따르면, 최장 811일 복용기간을 포함해 전체 추적관찰 동안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군과 DPP-4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군 간 골절 위험 차이는 없었다.

DPP-4 억제제는 골절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는 항당뇨병제다.

이번 연구 결과는 13~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골대사학회 연례학술대회(ASBMR 2023)에서 발표됐다.

SGLT-2i 골절 위험 두고 연구 결과 제각각

SGLT-2 억제제는 '골절 위험을 높이는 치료제'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이 과정에서 인산 흡수가 높아지고 이로 인한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의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SGLT-2 억제제의 골절 발생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2017년 발표된 카나글리플로진 임상3상인 CANVAS 연구에서는 인보카나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이 위약군보다 1.26배 높다고 확인됐다(N Engl J Med 2017;377:644~657).

그러나 이후 진행된 후속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가 골절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학계에서는 SGLT-2 억제제와 골절 간 연관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발표된 미국 코호트 연구 결과, 인보카나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은 GLP-1 수용체 작용제 투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Ann Intern Med 2019;170(3):155~163). 

이와 함께 2019년 영국 임상진료연구 데이터(CPRD)를 바탕으로 SGLT-2 억제제의 골절 발생 위험을 DPP-4 억제제와 비교한 연구에서도 추적관찰 1.9년(중앙값) 동안 두 치료제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골절 위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Diabetes Care 2019;42(9):e150~e152).

또 영국 CPRD를 기반으로 SGLT-2 억제제 복용군과 설포닐유레아 복용군을 비교한 연구 결과 역시 골다공증 골절 위험 차이가 없었다(Diabetes Res Clin Pract 2022:190:109993).

SGLT-2i vs DPP-4i, 골절 위험 유의하게 다르지 않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골절이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SGLT-2 억제제와 골절 발생 간 연관성을 확인하려면 장기간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 Veerle van Hulten 박사 연구팀은 실제 진료현장 데이터가 포함된 CRPD를 토대로 SGLT-2 억제제 투약에 따른 골절 위험을 장기간 추적관찰했다. 

연구에서 SGLT-2 억제제와 골절 위험을 비교한 약제는 DPP-4 억제제다. 2023년 1월~2020년 6월 SGLT-2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1만 3807명(SGLT-2 억제제군)과 DPP-4 억제제를 처음 투약한 2만 8524명(DPP-4 억제제군)을 성향점수매칭을 이용해 비교했다.

조사 결과, 전체 골절 또는 주요 골다공증, 고관절, 척추, 상완골, 요골, 척골 등 골절 위험에 대해 SGLT-2 억제제군과 DPP-4 억제제군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가장 긴 복약기간인 811일을 포함해 치료기간과 관계없이 SGLT-2 억제제군과 골절 위험 간 의미 있는 연관성은 없었다(aHR 1.0). 

아울러 골절 위험이 제기됐던 카나글리플로진(aHR 1.12; 95% CI 0.73~1.72) 등 특정 SGLT-2 억제제 약제에 따른 골절 위험도 차이가 없었다.

성별, 연령별 분석 역시 SGLT-2 억제제군과 DPP-4 억제제군의 골절 위험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 

치료기간에 따른 골절 위험을 보면, 처음 90일 동안에는 SGLT-2 억제제군의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다 이후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학술대회에서는 SGLT-2 억제제가 다뇨증을 유발해 단기적으로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SGLT-2 억제제의 삼투성 이뇨작용을 통해 쇠약, 피로, 현기증 등 증상을 보이는 저혈량증으로 이어지면서 낙상 위험이 높아져 골절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즉, SGLT-2 억제제 치료 첫 90일 동안 뼈 대사에는 어떠한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Hulten 박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골절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에 어느 정도 확신을 준다"며 "SGLT-2 억제제를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연구 추적관찰 중앙값이 1.6년에 불과하다. 연구팀이 원하는 만큼으로 길지 않았지만 SGLT-2 억제제가 2013년부터 사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는 이번 연구가 최선"이라며 "향후 낙상 위험을 염두에 두고 SGLT-2 억제제가 골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복용해도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