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연구에서 혼합된 결과 보인 신장신경차단술이 다시 '주목' 받아
국내 연구팀, 대한심장학회 학회지에 한독칼로스메디칼 '디넥스' 소규모 타당성 연구결과 발표
한림대성심병원 조상호 교수 "대규모 무작위 연구로 입증되면 심부전 등에 가능성"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개발 단계에서 기복을 겪은 신장신경차단술(renal denervation)이 난치성 고혈압에 치료 옵션으로 부활하는지 주목받고 있다. 

고대 구로병원 박창규 교수(순환기내과)가 신장신경차단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고대 구로병원.
고대 구로병원 박창규 교수(순환기내과)가 신장신경차단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고대 구로병원.

신장신경차단술은 신장 동맥에 고주파·초음파를 가해 신경을 태우는 시술이다. 이런 과정은 신경 활동을 감소 시켜 혈압을 낮춰 난치성 고혈압 치료에 사용됐다. 

다만 신장신경차단술의 효과를 검토한 SYMPLICITY HTN-2 연구는 가짜 치료와 신장신경차단술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4년에 발표된 SYMPLICITY HTN-3 연구는 메드트로닉의 신장신경 차단시스템 '심플리시티(SYMPLICITY)'가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의 미국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 미치는 효과를 검토했다. 

하지만 연구를 평가한 복수의 전문가는 연구 디자인의 결함과 진행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보다 잘 설계된 임상연구를 요구했다. 

이후 방법론이 개선된 대조군이 조절된 무작위 SPYRAL HTN-ON MED, SPYRAL HTN-OFF MED, RADIANCE-HTN SOLO 연구들이 진행됐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신장신경차단술은 가짜 치료보다 수축기혈압 10mmHg 감소, 24시간 혈압 6mmHg 감소가 관찰됐다. 

이에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교 연구팀은 "신장신경차단술이 처음에는 난치성 중증 고혈압 환자의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됐지만, 최근의 세 연구의 데이터는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환자를 치료할 때 수술법이 중요해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유럽심장학지에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아직 풀어야 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어떠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최선인지(고주파 vs 초음파 vs 알코올 주입 등) 확인하고, 혈압 감소 반응의 예측인 자를 식별, 수술 이후 기능적 재신경감응(re-innervation) 발생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동일한 주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조상호 교수는 지난 11월 대한심장학회 Korean Circulation Journal(KCJ) 학회지에 '신장신경차단술, 컴백 시기인가?'라는 논문 동반 사설을 발표했다. 

조상호 교수는 지난 10월 27일 KCJ에 발표된 한독칼로스메디칼의 신장신경 차단시스템 '디넥스(DENEX)'에 관한 연구결과를 평가한 것이다. 

국내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오픈라벨 단일군 다기관 타당성 연구는 카테터 기반 신장신경 차단시스템이 표준치료보다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환자 16명에 안전성·효능을 검토했다. 

환자는 수축기혈압≥150mmHg이면서 항고혈압제 3개 이상을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이 환자를 6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혈관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3개월 만에 안정 수축기혈압은 165mmHg에서 142mmHg로 감소했다. 또한, 활동 시 수축기혈압은 151mmHg에서 140mmHg로 감소했다. 

이에 연구팀은 디넥스 시스템이 난치성 고혈압에 안전하고 유의미한 수축기혈압 감소를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를 평가한 조상호 교수는 "이전 SPYRAL HTN ONMED과 SPYRAL HTN OFF MED 연구에서도 희망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소규모 개념증명 연구였다"면서 "또한 이전 연구에서 사용된 의료기기는 신규 나선형 시스템으로, 각각 다른 위치에 놓인 4개의 전극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디넥스 연구에서 사용된 신규 시스템은 3개의 전극이 있으며 각각 120° 각도로 배치돼 이전의 나선형 시스템과 대조적으로 사다리꼴 모양이다"라면서 "이런 구조는 나선형 시스템보다 신장 동맥벽에 완전히 접촉하는데 더 좋을 수 있으며 전체 원주 방향의 에너지 전달에 적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디넥스를 임상에서 사용하기 위해 대규모 대조군-조절 무작위 임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임상으로 입증되면 신장신경차단술은 난치성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에도 유망한 치료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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