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받은 고혈압 환자 모집한 다국가 등록사업인 GSR 데이터베이스 분석
ASCVD 위험도 ·동반질환 따라 혈압 감소 비슷…시술 후 3년 동안 조절된 혈압 유지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또는 동반질환과 관계없이 신장신경차단술로 유의한 혈압 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시술 후 조절된 혈압은 약 3년 동안 유지돼 신장신경차단술의 치료 효과가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도 답을 내릴 수 있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신장신경차단술을 받은 고혈압 환자를 모집한 다국가 등록사업인 GSR(Global SYMPLICITY Registry)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것으로,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월호에 실렸다(J Am Coll Cardiol 2020;75:2879~2888).

ASCVD 고위험인 고혈압 환자도 시술 혜택 얻을 수 있나?

신장신경차단술은 항고혈압제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한 시술이다.

그러나 교감신경계 활동성(sympathetic activity) 증가와 관련된 질환을 동반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고혈압 환자도 신장신경차단술로 혈압 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또 신장신경차단술로 조절된 혈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지도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 또는 동반질환에 따라 신장신경차단술의 효과가 달라지는지와 혈압 조절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지 평가하고자 시작됐다.

현재 진행 중인 다국가 다기관 단일군 등록사업인 GSR에는 45개국 196개 의료기관에서 심플리시티 신장신경 차단 시스템(Symplicity denervation system)으로 치료받은 고혈압 환자 2652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 만성 콩팥병,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부정맥 등 교감신경계 활성화와 관련된 질환을 동반했고, 고혈압 치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목표까지 혈압이 조절되지 않았다.

ASCVD 위험도에 따라 SBP 비슷하게 조절

먼저 전체 환자군은 등록 당시와 비교해 신장신경차단술 후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이 △6개월 7.5mmHg △12개월 8.4mmHg △24개월 9.0mmHg △36개월 8.9mmHg 감소했다. 전체 환자군의 혈압 조절 효과가 3년간 유지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등록 당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점수를 이용해 평가한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신장신경차단술 후 감소한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
▲신장신경차단술 후 감소한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

ASCVD 위험도가 20% 미만인 군의 24시간 수축기혈압은 등록 당시와 비교해, 10% 미만군이 △6개월 8.4mmHg △12개월 9.4mmHg △24개월 7.8mmHg △36개월 8.6mmHg 감소했다. 10% 이상 20% 미만군도 △6개월 6.8mmHg △12개월 6.4mmHg △24개월 6.8mmHg △36개월 6.0mmHg 유의하게 조절됐다. 

ASCVD 위험도가 20% 이상으로 가장 컸던 고위험군의 24시간 수축기혈압은 △6개월 7.1mmHg △12개월 7.3mmHg △24개월 10.5mmHg △36개월 7.6mmHg 감소해, ASCVD 위험도에 따른 혈압 조절 효과가 비슷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와 함께 환자군의 특징 또는 동반질환에 따른 하위군 분석에서도 신장신경차단술의 혈압 강하 효과가 유사하게 보고됐다.

등록 당시 24시간 수축기혈압과 비교해 36개월째 혈압은 △65세 이상군 8.7mmHg △저항성 고혈압군 10.4mmHg △제2형 당뇨병군 10.2mmHg △단독 수축기 고혈압군 8.6mmHg △만성 콩팥병군 10.1mmHg △심방세동군 10mmHg 낮아졌다. 

ASCVD 고위험군, 3년째 이상반응 발생률 가장 높아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3년째 이상반응 발생률은 예상대로 ASCVD 고위험군에서 높았다.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른 사망률은 △10% 미만군 1% △10% 이상 20% 미만군 2.1% △20% 이상군 8.4%였고, 세 군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01).

아울러 심부전이 새롭게 발병해 입원한 환자 비율은 △10% 미만군 1.7% △10% 이상 20% 미만군 2.9% △20% 이상군 5.3%로 ASCVD 위험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고(P=0.03), 심방세동으로 인한 입원율은 각각 2.1%, 2.1%, 6.3%로 조사됐다(P=0.003). 

환자군의 등록 당시 특징 또는 동반질환에 따른 3년째 이상반응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보고됐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결과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제2형 당뇨병 동반군은 비동반군보다 △심근경색(4.0% vs 1.6%) △말기 신질환(2.8% vs 1.0%)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증가(2.4% vs 0.8%) 등의 발생률이 더 높았다.

나이에 따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65세 이상군 9.2%, 미만군 3.1%로 6%p가량 격차가 벌어졌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각각 4.6%와 1.7%로 조사됐다.

단독 수축기 고혈압군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4.0%였지만, 단독 수축기 고혈압이 아닌 환자군은 2.2%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아울러 심방세동 동반 여부에 따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4.7%와 2.7%로 보고됐다.

"ASCVD 위험도 상관없이 시술 효과 비슷" vs "환자 정보 일관되지 않아"

연구를 진행한 독일 잘란트대학 Felix Mahfoud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장신경차단술에 대한 가장 큰 다국가 등록사업"이라며 "이번 결과에서 신장신경차단술의 치료 효과는 등록 당시 교감신경계 활성화와 관련된 질환의 동반 여부 또는 ASCVD 위험도와 상관없이 비슷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위분석에서 제2형 당뇨병 또는 심방세동 동반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았다. 이를 통해 신장신경차단술로 더 큰 임상적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하위군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단독 수축기 고혈압이나 다른 특정 고혈압 종류에 따라 신장신경차단술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지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데이터의 한계가 있어 결과를 받아들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GSR 데이터베이스에 누락된 환자 정보가 있기 때문에 신장신경차단술의 효능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Stephen C. Textor 박사는 논평을 통해 "연구팀이 분석한 등록사업의 데이터는 환자군에 따라 수집한 정보가 일관되지 않다"며 "또 어떻게 시술을 시행했으며 환자를 어떻게 추적관찰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J Am Coll Cardiol 2020;75[23]:2889-2891).

실제 이번 분석에서 등록 당시 ASCVD 위험도를 평가한 환자군은 56%인 1485명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가하지 않은 환자가 제외되면서 환자군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Textor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환자군의 수축기혈압이 적당히 감소했다"면서도 "이는 신장신경차단술로 실제 임상적 혜택을 얻는 고혈압 환자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이런 환자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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