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회 중 첫 번째 절반 용량 접종 후 전체 용량 접종군에서 예방 효능 90%로 가장 높아
절반 용량 접종은 '연구팀의 실수'…해당 군에 55세 이상은 포함되지 않아
다른 디자인으로 진행된 영국·브라질 두 가지 연구 종합해 결과 보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COVID-19)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은 23일(현지시각) 바이러스 벡터 기반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이 임상3상 중간분석에서 평균 70%의 예방 효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총 2회 접종 중 첫 번째에 절반 용량을 투약한 후 전체 용량을 접종한 군(절반 용량 접종군)의 예방 효능이 90%로, 2회 모두 전체 용량을 접종한 군(62%)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용량 접종군은 2741명, 전체 용량 접종군은 8895명이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그러나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각) 이번 중간분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참가자에게 절반 용량을 접종한 것은 연구 디자인에서 의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연구팀의 실수로 인해 접종량이 달라진 것.

일반적으로 임상연구를 시작하기 전 연구자들은 연구 진행과 관련한 모든 단계와 결과 분석 방법 등을 사전에 발표한다. 프로토콜을 벗어나면 결과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영국 연구팀이 참가자들에게 전체 용량을 접종하려고 했으나 계산 착오로 절반 용량을 투약했다. 즉, 개발사는 참가자에게 절반 용량의 백신을 접종할 의도가 없었다.

이후 옥스퍼드대학은 규제당국과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고 두 용량에 대한 임상연구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절반 용량 접종군에서 코로나19 예방 효능이 더 좋았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단,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뜻밖의 행운(serendipity)'이라고 밝히면서 더 가능성 있는 백신 접종량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절반 용량 접종군에는 55세 이상 참가자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들 군에서 보고된 90%의 예방 효능에 고령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젊은 성인은 고령보다 면역반응(immune response)이 더 강하기 때문에 적은 용량을 투약해도 예방 효능이 나타날 수 있어, 백신 효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같은 사실은 개발사가 아닌 주요 연방 백신 이니셔티브(flagship federal vaccine initiative)의 대표를 통해 처음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고한 중간분석 결과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다른 디자인으로 진행되는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것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임상연구의 표준규정을 벗어나는 것으로, 국외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투명성 및 엄격성 측면에서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 중간분석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은 중요한 임상 데이터도 누락했다. 전체 참가자 중 13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절반 용량 접종군, 전체 용량 접종군, 위약군에서 몇 건의 확진 사례가 나타났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외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연구 결과에 오류와 변칙, 정보 누락 등이 확인돼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등 각 국가의 규제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국외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는 추후 동료심사(peer-review)를 거친 결과를 저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