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Dennis Black 박사팀, 비스포스포네이트 장기 복용시 골절 위험 증가
아시아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비정형 골절 위험 높아
순천향대 서울병원 변동원 교수 "서양인 기준에 맞춰진 용량 기준 때문일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골다공증에 처방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장기간 사용하면 비정형(atypical)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데, 특히 아시아 여성에게 골절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NEJM 8월 20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골절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약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정형 대퇴골과 골반 골절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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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 Dennis Black 박사팀이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위험-이익 프로파일(risk-benefit profile)' 즉 위험 대비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국 카이저 퍼머넨테 남캘리포니아(KPSC) 헬스케어 시스템에 등록된 50세 이상 환자 약 20만명의 데이터를 사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기간은 20007년 1월 1일부터 2017년 11월 30일까지였다.

시스템에 등록된 환자 97.5%가 여성이었고, 이들 중 95%가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제품명 포사맥스, 비노스토)를, 20%는 비스포스포네이트+졸레드론산(제품명 리클래스트), 1% 정도는 졸레드론산을 단독으로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비정형 대퇴골 골절이었다.

연구팀은 환자의 의무기록을 조사해 골절 위험 요인인 비스포스포네이트 사용을 파악했고, 방사선촬영 등을 통해 골절과 관련된 값을 보정했다. 분석에는 다변량콕스모델을 사용했다. 

비정형 골절 위험에도 비스포스포네이트 효과는 굳건

연구 결과 약 20만명 중 277명에게서 비정형 대퇴골 골절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3~5년 동안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한 여성 환자 2만 9287명 중 50명에게서 대퇴골 골절이 발생했다. 

이 수치는 비스포스포네이트를 3년 이내에 복용한 환자와 비교했을 때 골절 위험이 거의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HR 8.86, 95% CI 2.79~28.20).

또 비스포스포네이트 복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골절 위험이 비례했다. 8년 이상 복용한 환자에게 비정형 대퇴골절 위험이 약 43배(HR 43.51, 95% CI 13.70-138.15)나 증가한 것. 

연구팀은 골절의 다른 위험 요인으로 인종, 키, 몸무게, 글루코코티코이드 사용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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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코코티코이드를 사용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골절 위험이 약 2배(HR 2.28, 95% CI 1.52~3.43) 증가했고, 몸무게 5kg  증가할 때마다 골절 위험이 약 1배(HR 1.15, 95% CI 1.11~1.19) 증가했다. 키도 마찬가지였다. 5cm 작아질 때마다 위험비가 1.28배 증가했다(HR 1.28, 95% CI 1.15~1.43). 

몇 가지 부작용 위험이 있음에도 연구팀은 비스포스포네이트 처방에 방점을 찍었다. 

연구팀은 "대퇴부 골절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음에도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유용한 치료법"이라며 "척추골절이나 골반골절, 골다공증성 골절 등을 약 70%까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여성에게 골절 더 많이 발생 

골절 위험이 인종 간 차이를 보였는데, 아시아 여성이 백인 여성에 비해 골절 위험이 4.84배 높았다(HR 4.84, 95% CI 3.57-6.56).

백인 여성은 비스포스포네이트를 3년 동안 복용했을 때 정형 골절이 2명에게서 나타났다. 또 1만명당 임상적 골절(541명), 골반 골절(149명)을 예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시아 여성에게는 비정형 골절이 8명에게서 발생했다. 1만명당 임상적 골절(330명), 골반 골절(91명)을 예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년 동안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를 받은 아시안 여성에게서는 골절 위험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아시아 여성에게 골절 위험이 높은 것은 대퇴골에 가로방향으로 더 많은 부하가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약물대사와 골대사 관련 유전인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변동원 교수(내분비내과)는 서양인에 맞춰져 있는 약물의 용량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변 교수는 "아시아 여성에게 비정형 골절 위험이 높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아마도 용법용량이 서양인 기준에 맞춰져 있어 아시아 여성에게 과한 용량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1주에 한번 70mg 복용하는 알렌드로네이트를 일본 여성에게 35mg으로 줄여 복용해 비정형이어 골절이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며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용량을 줄여 처방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은 비정형 골절 위험이 있지만, 위험 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처방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연구팀은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는 척추, 골반 골절 등과 같은 재난적인 상황을 줄이기 위해 중요하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를 하면 골절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비정형 골절이 유의미하게 더 많이 나타났지만, 그럼에도 위험 대비 효과는 여전히 강력한 근거를 갖는다"며 "임상의사들은 아시아 여성을 치료할 때 골반과 척추골절 위험이 높다는 것에 유념하고, 짧은 기간 동안 처방하거나 휴약(drug holiday)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절 위험은 약물 중단하면 빠르게 사라져 

비스포스포네이트는 복용을 중단하면 골절 위험이 빠르게 사라진다.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사용하다 중단했을 때  비정형 골절이 1만인년당(person-years) 4.50로 떨어지고, 3~15개월 사용했을 때는 1만인년당 1,18, 15개월 이상 사용했을 때는 1만인년당 0.50 감소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아직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비정형 골절 위험이 고조되는 것을 되돌리기 위해 약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하다 일시적으로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중단시키는 즉 휴약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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