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 'SGLT-2 억제제' 치료 명확해져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 'SGLT-2 억제제' 치료 명확해져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5.1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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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A 온라인학술대회] 대한당뇨병학회·신장학회 'SGLT-2 inhibitor in DM-CKD 권고안' 발표
장기간 SGLT-2 억제제 치료 시 일부 환자 eGFR 감소 억제하는 효과 확인
초기 신기능 감소 나타난 환자는 eGFR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인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치료제라는 데 국내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였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신장학회가 공동으로 장기간 SGLT-2 억제제 치료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결과, 장기간 복용 시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개선을 기대할 수 있었다. 다만 아시아인 위주 연구가 적어 추후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활성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학회는 '만성 콩팥병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추천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자 이번 문헌고찰을 진행했다. 

이어 최종 결과를 토대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SGLT-2 억제제 치료전략을 제시하는 'SGLT-2 inhibitor in DM-CKD 권고안'을 8~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8일 공개했다. 권고안은 학술대회 후 대한당뇨병학회 홈페이지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SGLT-2 억제제 '장기간' 치료 시 eGFR 감소 억제 효과

최종 권고안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에서 장기간 SGLT-2 억제제 치료는 일부 대상자의 eGFR 감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eGFR을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면서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단 권고 강도와 근거 수준 모두 낮다(Weak recommendation, Low quality evidence). 

삼성서울병원 허규연 교수는 'SGLT2 inhibitor in Patients with Type 2 DM and CKD'를 주제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대한신장학회 공동심포지엄에서 'SGLT2 inhibitor in DM-CKD 권고안'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강의 캡쳐.
▲삼성서울병원 허규연 교수는 'SGLT2 inhibitor in Patients with Type 2 DM and CKD'를 주제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대한신장학회 공동심포지엄에서 'SGLT2 inhibitor in DM-CKD 권고안'을 발표했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강의 캡쳐.

삼성서울병원 허규연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이득 측면을 보면, SGLT-2 억제제는 대부분 연구에서 104주까지 eGFR에 대한 의미 있는 효과 추정치가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2년 정도 장기간 SGLT-2 억제제 치료 시 eGFR 개선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권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문헌고찰 과정에서 2년 이상의 eGFR 수치를 제시한 연구가 적고 연구 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추적관찰 탈락률이 높다는 한계가 확인됐다. 이에 SGLT-2 억제제 치료로 신기능 개선 효과를 보이는 환자군은 일부 대상자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재 데이터만으로는 장기간 추적관찰된 환자가 적어, 전체 또는 특정 환자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문헌고찰 결과, SGLT-2 억제제군은 위약군보다 치료 시작 후 첫 52주까지 eGFR이 감소하고 이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초기 신기능 감소를 보인 모든 환자가 장기적으로 신기능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 임상에서는 환자들의 신기능을 정기적·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됐다. 

허 교수는 "위해 측면에서는 SGLT-2 억제제 치료 초기에 eGFR 감소가 나타났으므로, 치료 시작 후 정기적인 eGFR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면서 "또 서양인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SGLT-2 억제제군은 초기 eGFR 감소 폭이 적었고 208주째 eGFR 개선도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며 SGTL-2 억제제의 신장에 대한 효과는 인종 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만성 콩팥병 3기 이상으로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치료에 따른 eGFR 변화에 대한 장기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를 모두 고려하면 SGLT-2 억제제의 이득은 명백하지 않고 심각한 위해도 많지 않으며, 이득이 되는 대상자가 명확하지 않고 이득과 위해의 균형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게 두 학회의 결론이다. 이에 이번 권고안의 최종 권고 강도는 약하게(Weak) 제시됐다. 

근거 수준은 권고안이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토대로 마련됐지만 △인종 간 SGLT-2 억제제의 신장에 대한 효과 차이 가능성 △전체 환자군의 체질량지수(BMI)가 아시아인보다 높음 △장기간 추적관찰 탈락률이 높아 최종 추적관찰 시점 결과를 뒷받침하는 연구 질을 유지하지 못함 등을 이유로 낮게 평가했다. 

국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의 52주 이상 RCT 문헌고찰

이번 권고안은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기능 개선에 효과를 보이는지 평가하고자 총 14개 연구를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연구는 52주 이상 동안 위약군과 SGLT-2 억제제군 간 비교가 이뤄진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했다.

이번 권고안은 국내 지침이므로 SGLT-2 억제제 중 신장 예후에 대한 결과가 있으면서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에 중점을 뒀다. 카나글리플로진(인보카나)은 신기능이 악화된 환자가 대거 포함된 CREDENCE 연구가 진행됐지만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eGFR에 따라 SGLT-2 억제제가 신장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지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는 게 주요 특징이다. SGLT-2 억제제가 신기능과 관계없이 신장 예후를 개선한다고 보고되지만, eGFR이 좋을수록 그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문민경 교수(내분비내과)는 "국내 허가사항을 보면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에르투글리플로진(스테글라트로) 모두 eGFR 60mL/min/1.73㎡ 이상부터 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45mL/min/1.73㎡ 이상일 때 지속할 수 있다"며 "이 점에서 만성 콩팥병 3기 이상의 신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할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치료 기간 길어질수록 SGLT-2 억제제 신기능 보존 효과 나타나

문헌고찰 결과에 의하면, SGLT-2 억제제군의 eGFR은 치료 첫 12주에 위약군에 비해 1.8mL/min/1.73㎡가량 유의하게 감소했다. 24주에는 감소 폭이 줄어 52주에는 위약군과 비슷해졌다. 치료 104주에도 유의하지 않지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156주와 208주 때 위약군 대비 eGFR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 즉 SGLT-2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eGFR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문민경 교수는 'SGLT2 inhibitor treatment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for improving renal outcome'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강의 캡쳐.
▲서울대 보라매병원 문민경 교수는 'SGLT2 inhibitor treatment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for improving renal outcome'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강의 캡쳐.

이어 eGFR 변화 정도를 분석한 결과, 치료 첫 12주에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SGLT-2 억제제군의 감소 폭이 대조군보다 컸다. 그러나 24주째 감소 폭이 줄어 52주에는 두 군이 비슷해졌으며, 치료 104주에는 두 군이 같아졌고 156주 이후에는 SGLT-2 억제제군의 eGFR 증가 폭이 커져 신기능이 보존되는 결과를 보였다.

단 문헌고찰의 대상이 된 연구에는 서양인이 대부분 포함돼 아시아인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다. 이에 두 학회는 아시아인이 50% 이상 포함된 아시아인 위주 연구(Asian-dominant study)만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앞서 확인한 SGLT-2 억제제의 eGFR 개선 효과가 아시아인 위주 연구에서는 크게 보고되지 않았다. SGLT-2 억제제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치료 초기 eGFR 감소 폭이 크지 않았을뿐더러 이후 증가하는 경향성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던 것. 그러나 이 결과는 아시아인 위주로 진행된 연구 수가 적고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도 많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문민경 교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 복용하면 치료 104주 시점의 eGFR 변화 정도가 위약군보다 0.13mL/min/1.73㎡ 더 낮았지만 추적관찰을 208주까지 진행하면 1.49mL/min/1.73㎡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아시아인의 경우 104주 시점의 eGFR 변화는 SGLT-2 억제제군이 위약군보다 0.07mL/min/1.73㎡ 정도 낮았지만 두 군간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SGLT-2 억제제를 2년 이상 복용했을 때 eGFR 감소가 억제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아시아인 위주 연구를 분석하면 이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만성 콩팥병 3기 환자에 대한 SGLT-2 억제제 권고안은 없다?

이번 권고안에서 만성 콩팥병 3기 환자에 대한 명확한 권고안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두 학회는 SGLT-2 억제제가 신기능이 저하된 만성 콩팥병 3기 환자에게도 치료 혜택이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시행했다. 그 결과, eGFR 변화는 전체 만성 콩팥병 환자와 만성 콩팥병 3기 환자 간 차이가 드러났다.  

강동경희대병원 문주영 교수는 'SGLT2 inhibitor in DM-CKD Stage 3'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강의 캡쳐.
▲강동경희대병원 문주영 교수는 'SGLT2 inhibitor in DM-CKD Stage 3'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대한당뇨병학회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강의 캡쳐.

전체 만성 콩팥병 환자는 SGLT-2 억제제 치료 104주 시점에 eGFR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 콩팥병 3기 환자는 치료 104주 시점에도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eGFR 감소 폭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입증한 연구가 적다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강동경희대병원 문주영 교수(신장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가 eGFR 감소를 지연시키는 효과는 만성 콩팥병 3기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적다는 제한점이 있다. 향후 신기능 또는 혈당강하 효과와 관계없이 SGLT-2 억제제로 신장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파글리플로진 연구 결과에 따라 권고안 수정될 수도"

권고안에 대한 패널 토의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만성 콩팥병 3기 환자의 경우 SGLT-2 억제제 복용 시 신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주영 교수는 "권고안 개발 시 국내에서 처방된 치료제에 한정해 분석하다 보니 eGFR 60mL/min/1.73㎡ 미만인 환자 수가 적어, 이들 환자에 대한 권고안의 권고 강도가 약하게 제시됐다"며 "올해 하반기에 다파글리플로진이 신장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 결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 발표 후 국내에서 만성 콩팥병 3기 환자에 대한 권고안이 수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권고안이 eGFR을 중심으로 마련된 점도 한계점으로 꼽혔다. 만성 콩팥병 단계도 중요하지만 알부민뇨가 만성 콩팥병 진행의 대리표지자(surrogate marker)로 지목되므로, eGFR 외에 알부민뇨 또는 단백뇨에 대한 권고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민경 교수는 "단백뇨는 치료 초기에 변화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단백뇨를 분석한 연구들은 대부분 6개월 이내로 짧게 진행됐다"면서 "이번 문헌고찰에서는 SGLT-2 억제제의 장기간 신기능 개선 효과를 평가하고자 52주 이상의 장기간 연구들을 분석했다. 그래서 단기간 진행된 연구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초기에 알부민뇨가 감소하면 사구체에서 과여과(hyperfiltration)가 감소해 장기적으로 신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에는 시간 제약 상 eGFR을 중심으로 분석했으나 향후 알부민뇨 등에 대한 추가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알부민뇨 유무 또는 감소에 따라 SGLT-2 억제제의 혜택이 다르게 나타날지도 관심이기에, 이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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