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감소 기전 규명 연구 발표…인슐린·혈당·케톤 조절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중선(심장내과)·이용호(내분비내과)·이상국(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소라 교수(입원의학과) 공동연구팀은 SGLT-2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대식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인체내 사이토카인 분비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중선 교수, 내분비내과 이용호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이상국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 김소라 교수

당뇨병은 염증을 비롯해 이상지질혈증, 인슐린 저항성 등 비정상적인 대사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중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협심증 등 다양한 심혈관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대식세포 내에 존재하는 'NLRP3 인플라마좀'에서 분비된다.

SGLT-2 억제제는 콩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나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유럽 심장 및 당뇨병 학회에서는 SGLT2 억제제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 다른 약제들보다 우선적으로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가 어떤 기전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무작위로 선출해 A·B군으로 나눠 A군(29명)에게는 SGLT2 억제제를 복용시키고, B군(32명)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당뇨병 약제인 설폰요소제를 처방했다.

1개월 후 혈액에서 분리한 대식세포를 분석한 결과, A군이 B군보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또한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고 요산과 인슐린 호르몬을 감소시켰는데, NLRP3 인플라마좀 활성에 있어서 A군이 B군보다 83% 더 억제된 것.

특히, A군의 경우 약제 복용 전에비해 체내 NLRP3 인플라마좀 활성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감소했지만 B군에서는 이런 효과가 없었다.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A군의 경우 혈중 케톤체(β-하이드록시부티르산)도 0.06mM에서 0.20mM로 증가했다. 

증가된 혈중 케톤체는 NLRP3 인플라마좀의 활성을 억제했고, 결과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도 줄어들었다.

(사진 설명) SGLT-2 억제제는 콩팥을 통해 요당을 배출하도록 도와 혈액 내 포도당과 요산, 인슐린 수치를 낮춰 NLRP3 인플라마좀 활성을 억제한다.
또한 SGLT-2 억제제는 간에서 케톤체를 생성해 혈액 내 β-하이드록시부티르산(BHB)을 증가시켜 NLRP3 인플라마좀을 억제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억제된 NLRP3은 대식세포내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토카인은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이와 관련 이용호 교수는 "SGLT-2 억제제가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킨다는 대규모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어떤 기전으로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키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전세계 연구자들의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인체내 NLRP3 인플라마좀 활성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감소 기전에 대한 중요한 이론을 구축한 것"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들을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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