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병용요법 기재 방식 변경 계열간 병용 기대감 높아져
SGLT2 억제제 시장 전년보다 27.8% 성장…포시가와 자디앙 격차 좁혀져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식약처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병용요법 기재방식 변경에 따른 SGLT2 억제제와 DPP4 및 TZD 계열간 병용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올해 상반기 SGLT2 억제제 시장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기 보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GLT2 억제제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의 원외처방 격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TZD 계열간 병용요법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을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사항 이외의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복지부와 심평원의 급여기준 확대 추진이 난관에 봉착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식약처는 제2 당뇨병 치료제 허가사항의 효능·효과 항목 중 병용요법에 대한 기재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밝혀 제약업계에서는 SGLT2 억제제의 계열간 병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관측하고 있다.

식약처는 기재방식 변경은 신규 품목부터 적용되며, 이미 허가받은 품목은 변경허가를 신청할 경우 개선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심평원측은 식약처의 기재방식 변경이 계열간 병용을 인정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병용약물 기재 방식 변경은 단순한 항목 변경으로, 심평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계열간 병용 급여기준 확대와는 관련이 없다"며 "식약처는 허가사항에 대한 인정과 불인정만 관장할 뿐, 급여기준 변경은 식약처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계열간 병용을 염두에 둔 기재방식 변경이라는 시각에 대해 선을 그엇지만 변화된 분위기는 감지 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 역시, 식약처의 기재방식 변경이 곧바로 계열간 병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식약처의 기재방식 변경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검토하고 있다"며 "식약처와 이와 관련해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병용약물 기재 방식이 기존 효능효과 항목에서 사용상 주의사항의 임상시험 정보로 이동한 것일 뿐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식약처의 정확한 의도를 알아야 한다"며 "계열간 병용에 대한 급여기준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제품에 대한 라벨변경 지시가 이뤄져야 가능할 것 같다. 현재는 검토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GLT2 억제제의 계열간 병용에 대한 식약처의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공은 자연스럽게 심평원으로 넘어간 셈이다.

한편, 계열간 병용 가능성이 높아진 SGLT2 억제제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 보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SGLT2 억제제 원외처방 시장은 291억 1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는 372억 2500만원으로 27.8% 성장했다.

구체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는 2019년 상반기 147억 37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76억 6300만원의 원외처방을 올려 27.8% 증가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은 2019년 상반기 127억 9200만원의 원외처방에서 올해 상반기는 31.4% 증가한 168억 11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은 지난해 상반기 12억 41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6억 2700만원의 원외처방이 이뤄져 31.1% 성장했다.

MSD의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은 지난해 상반기 4억 4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58% 증가한 11억 3400만원의 원외처방을 올렸다.

포시가와 자디앙은 체중감량과 함께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하면서 처방이 증가되고 있다.

특히, 포시가는 지난 5월 미국 FDA로부터 SGLT2 억제제 중 최초로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 승인 받았다. FDA의 승인은 포시가의 DAPA-HF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DAPA-HF 연구는 HFrEF 환자 474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이다.

임상시험은 1차 종료점으로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확인했으며, 심부전 악화는 예상치 못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부전으로 내원 등으로 정의했다.

18.2개월(중앙값) 동안 추전관찰한 결과,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은 포시가군이 위약군 보다 26% 더 낮아 포시가가 심부전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심부전 악화를 경험할 위험도 포시가군이 위약군 대비 30% 낮았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18% 낮아 생존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이어, 포시가는 지난 6월 식약처에 당뇨병이 없는 일반 심부전 환자에 대한 치료를 위한 적응증 확대를 신청해 치료영역을 당뇨병에서 심혈관질환까지 확대하고 있다.

자디앙 역시 심부전 환자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는 EMPEROR-Reduced 연구가 최근 마무리 됐으며, 연구 결과는 올해 하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 FDA에 포시가와 같이 심부전 치료 적응증 확대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베링거 관계자는 “심부전 치료를 위한 EMPEROR-Reduced 연구가 최근 마무리됐다”며 “연구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후 올해 하반기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FDA에도 심부전 치료제로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포시가와 자디앙은 원외처방에서 그 차이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SGLT2 억제제의 계열간 병용이 가시화 될 경우,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SGLT2 억제제의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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