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기 혈장을 ARDS 동반 환자 5명에게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 예후 개선…3명 퇴원
中 연구팀 "혈장치료 가능성 확인…향후 무작위 임상연구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에 앞서 중국에서도 중증 코로나19(COVID-19) 환자가 혈장치료로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급성호흡기곤란증후군(ARDS)을 동반한 중증 코로나19 환자 5명에게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 예후가 개선됐고 3명이 퇴원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국내 중증 코로나19 환자 2명도 혈장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혈장치료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중국 선전 제3인민병원 Chenguang Shen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예비연구 결과는 JAMA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됐다.

혈장치료, MERS·SARS 치료로 활용

혈장치료는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감염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완치자의 혈장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있어, 이를 이용해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혈장치료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등 감염병 유행 당시 감염 환자의 치료전략으로 활용된 바 있다.

SARS-CoV 감염 환자를 회복기 혈장으로 치료한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치료군에서 사망률이 낮았고 심각한 이상반응도 없었다(J Infect Dis 2015;211(1):80-90).

사스에 이어 메르스 환자에게도 혈장치료가 일부 중증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2015년 발표된 국내 'MERS-CoV 항바이러스제 치료지침'에 의하면, MERS-CoV 감염 환자의 회복기 혈장치료는 항바이러스제에 반응이 없는 중증 환자에서 시험적으로 투여를 고려한다(BIII). 이와 함께 MERS-CoV 감염 환자에 대한 회복기 혈장 치료의 시기는 발병 후 2주 이내가 적절하다고 제시했다(BIII).

5명 중 4명, 3일 내 체온 정상으로…전체 환자 12일 내 '음성' 판정

Shen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혈장치료가 코로나19 치료전략이 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예비연구를 진행했다. 

ARDS을 동반했으며 △중증 폐렴이 빠르게 진행되고 항바이러스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바이러스 수치가 높음 △동맥혈 산소분압/흡입산소분률(Pao2/Fio2) 300 미만 △기계적 환기요법(mechanical ventilation) 진행 등 기준에 해당하는 중증 코로나19 환자 5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이들은 2020년 1월 20일부터 중국 선전 제3인민병원에서 치료받았고 최종 추적관찰은 3월 25일까지 진행됐다. 

전체 환자의 나이는 36~65세였고 여성이 2명이었다. 모든 환자는 기계적 환기요법을 진행하면서 항바이러스제와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치료를 받았다.

이들에게 완치자들의 회복기 혈장(SARS-CoV-2 특이 항체 역가 1:1000 이상, 중화항체 역가 40)을 주입했다. 완치자들은 최소 10일간 증상이 없었고, 혈장은 기증 날 즉시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했다. 

주요 종료점으로 혈장치료 전·후의 △체온 △SOFA(Sequential Organ Failure Assessment) 점수 △Pao2/Fio2 △바이러스 수치 △혈청 항체역가 △정기적으로 확인한 혈액생화학적 지표 △ARDS △환기요법 및 ECMO 사용 등을 비교했다. 

치료 결과, 5명 중 4명의 체온이 3일 이내에 정상으로 회복됐다. SOFA 점수는 치료 전 2~10점에서 치료 후 12일째 1~4점으로 감소했고, Pao2/Fio2도 치료 전 172~276에서 치료 12일 이내에 284~366으로 증가했다. 

또 전체 환자군의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했으며 12일 이내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혈청 SARS-CoV-2 특이 ELISA 항체와 중화항체 역가는 혈장치료 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치료 12일째 5명 중 4명 환자에게서 ARDS가 나타나지 않았고 3명은 치료 2주 이내에 기계환기를 이탈했다.

퇴원 환자는 5명 중 3명으로 입원기간은 51일, 53일, 55일이었다. 2명은 3월 25일 기준으로 계속 입원 중이었고 당시 입원기간은 모두 37일이었다. 

Shen 박사는 "예비연구 결과,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중화항체가 포함된 회복기 혈장을 주입한 후 예후가 개선됐다"며 "혈장치료가 ARDS를 동반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체 환자들이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해 다양한 치료를 받아 혈장치료의 효과를 단정 짓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Shen 박사는 "연구에서 치료받은 환자 수가 적고 혈장치료의 유효성을 명확하게 정리하기에는 연구 디자인의 한계가 있다"면서 "향후 혈장치료가 코로나19 치료전략으로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무작위 임상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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