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악성 댓글 많아…기증자 가족에게 정신적 피해 끼쳐
조원현 장기조직기증원장,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에게 슬픔 줘서는 안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부정적 댓글이 장기조직기증 문화 정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제는 부정적 댓글이 어렵사리 숭고한 선택을 결정한 기증자와 유가족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20일 국민연금공단 5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기조직기증과 관련된 기사에 달리는 부정적 댓글로 인한 2차 피해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현재 장기조직기증원은 2019년부터 장기조직기증을 실천한 사람들의 숭고함을 알리고자 유가족이 동의 했을 시 언론을 통해 사연을 알리고 있다.

이는 장기조직기증을 널리 알리고 기증자를 추앙하고자 함인데, 예상치 못한 복병인 부정적 댓글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조원현 원장은 "과거에는 기증자 유가족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장기조직기증과 관련된 보도자료 배포에 소극적이었다"며 "하지만 좋은 일을 하고 떠난 기증자들을 기리고 장기조직기증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2019년부터는 적극적으로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장기조직기증원은 2018년 단 2건의 기증자 사연만 알렸는데 올해는 총 13건의 사연을 언론에 알렸다.

기증자 유가족들과 의료진이 함께 공연하는 음악회 개최 알림 등 장기조직기증과 관련된 다른 자료까지 합하면 예년보다 3배 이상 많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는 게 조 원장의 설명이다.

조 원장은 "늘어나는 보도자료 만큼 함께 증가한 것이 부정적 댓글이다"며 "부정적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것을 보고 유가족들이 더 큰 슬픔에 빠지거나 장기조직기증을 결심했던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취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사실 장기조직기증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7년 부실한 기증자 이송서비스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부터라는 게 장기조직기증원의 분석이다.

조 원장은 "그때 당시의 문제점은 일부 병원들의 시스템 미비 때문에 발생했다"며 "지금은 유가족이 장례식장 이송을 원할 경우 지원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기 때문에 모두 개선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장기조직기증 문화가 정착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더 큰 걱정은 개인적으로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불특정다수가 존경받아 마땅한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주고 있다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장기조직기증 관련 교육 확대·보완 예정

이 같은 상황이지만 장기조직기증원은 외국처럼 기증자와 유가족이 영웅으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성숙된 문화 정착을 위해 감동적인 사연을 더욱 알리겠다며 부정적 댓글을 향한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기존에 청소년, 의료인, 예비대학생들 위주로 실시하던 장기조직기증 관련 교육을 3~40대 일반인까지 확대하고 교육 내용 또한 기증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던 것을 부정적 댓글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조 원장은 "어떤 기증자 가족이 장기기증을 한 것을 두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주변과 사회의 시선이 제일 슬프다고 표현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며 "내 것을 내어준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인데 이를 실천한 사람들이 존경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장기조직기증원은 오는 21일 생명 나눔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도곡 문화센터에서 연극 '트라이앵글'을 공연하고 22일에는 '빛나는 그대, 하늘의 별이 되다'라는 주제로 기증자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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