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준군, 1일 뇌출혈로 쓰러져 제주대병원에서 뇌사판정 받아
심장, 신장 등 장기 7명에게 기증…제주 양지공원에서 영면 예정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제주에 사는 9살 소년이 뇌사 후 7명에게 심장, 신장 등의 장기를 기증하고 눈을 감은 사연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1일 뇌사판정을 받고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눈을 감은 제주 소년 고홍준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9살 고홍준군은 지난 1일 저녁 식사 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119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5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홍준군은 2010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언제나 휘파람을 부는 것을 좋아해서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면 홍준이가 오는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로 흥이 많은 친구였다. 

음악적으로도 재능이 많아 화북초등학교 관악부와 화북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을 연주하기도 했다.

홍준군은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노는 것을 좋아했고, 맛있는 과자는 꼭 나눠먹고 재미난 게임기가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아이였다. 

가족들은 9살의 어리고 꿈 많은 홍준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어디선가 홍준이의 몸이 살아 숨 쉬고 홍준이가 살아생전 그랬던 것처럼 다른 아이들을 살리고 떠나는 길, 즉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홍준군이 평소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의로운 아이였기에 장기기증에 동의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기증을 결심한 것이다.

홍준군의 어머니는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앞으로도 홍준이를 사랑할것이고 평생 기억하고 있을게"라며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면 네가 오는 거라 믿으며 살아갈게. 사랑하고 고마워"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9살밖에 안된 어린 홍준이가 쏘아올린 생명의 불씨는 7명의 생명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홍준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코로나로 힘든 우리사회에 더 큰 울림과 교훈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고홍준군의 발인은 8일(오늘)이며 장례는 제주 부민장례식장에서 치른 후 양지공원에서 잠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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