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GC녹십자·보령제약·SK, 자회사 임상 성과 발표에 주목 
업계 "잠재력 높은 분야 집중투자...선순환 실현"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세운 자회사들의 존재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저마다 사정에 따라 설립된 자회사지만, 언맷니즈 분야를 노리거나 잠재성이 큰 면역항암제 시장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기대는 한껏 고조되고 있다. 

 

정통 제약사 "항암제 개발 주력"

유한양행, GC녹십자, 보령제약 등 전통적인 제약업을 영위해 온 국내 제약사들이 세운 자회사들은 항암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유한양행의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PD-L1 표적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2016년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가 합작해 설립한 조인트 벤처다. 

최근 이뮨온시아는 PD-L1 표적관문억제제 IMC-001의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작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후 1년 여 만으로,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파라투에스피 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435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뮨온시아는 CD47 타깃 IMC-002 및 후속 면역항암제 개발과 임상 1상에 성공한 IMC-001의 후속 임상에 투자금액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의 자회사 GC녹십자셀도 항암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 이뮨셀-엘씨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서 향후 개발될 항암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GC녹십자셀이 개발, 2007년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는 작년 8월 FDA로부터 췌장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는 작년 6월 간암, 8월 뇌종양(교모세포종)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은 세번째다. 

이에 따라 GC녹십자셀의 재무구조도 견고해지고 있다. 

작년 GC녹십자셀은 279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39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당기순이익은 2212% 늘어 166억원을 달성했다. 

GC녹십자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7년부터 미국 바이오기업 리미나투스파마와 함께 결장·직장·췌장·위·식도의 전이성 고형암에 효과를 보이는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T세포)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2017년 8월 보령제약이 지분 52.30%를 확보하며 자회사로 편입된 바이젠셀도 임상시험 진행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면역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바이젠셀은 최근 EBV(앱스타인 바 바이러스) 양성 암세포를 살해할 수 있도록 한 EBV 양성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EBV-CTLs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보령바이젠셀은 2022년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조건부 허가를 통한 출시를 계획 중이다. 

 

대기업 품에 안은 제약사, 모기업 가치도 UP
바이오업계도 자회사로 항암제 개발 열기 
업계 "R&D 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 것" 기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모회사로 한 자회사들은 성과를 발표하며 모기업의 가치도 높이고 있다. 

지주사인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2011년 아일랜드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수출했던 수면장애 및 기면증 신약 솔리암페톨에 대해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따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신약의 첫 성과이자, 국산 CNS(중추신경계) 신약 중 첫 FDA 시판허가 사례다.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신약 개발 기대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년 11월 FDA에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11월 최종적으로 판매허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의 이 같은 성과는 SK그룹 차원의 목표인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에 청신호 격인 셈이다. 

특히 SK바이오팜의 성과는 모기업인 SK의 가치도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수출 발표가 있었던 지난 2월 당시 SK의 환산주가는 국내 상장주식 중 최고가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외에 바이오기업의 자회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미국 자회사 LSK바이오파마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메드팩토도 항암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임상 1b/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직접 설립·인수하거나 바이오기업 또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등 캐시카우 마련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발생한 이익은 연구개발에 재투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