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으로 승인 거절
EMA의 CHMP와 대조적…CHMP "인슐린 보조요법으로 허가 권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1형 당뇨병 치료제인 소타글리플로진(sotagliflozin)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

FDA는 인슐린 단독요법만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인슐린 보조요법으로서 소타글리플로진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소타글리플로진의 혈당 조절 혜택보다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위험에 무게를 둔 것으로, 유럽식품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의견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 1일 CHMP는 제1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게 소타글리플로진 200mg 또는 400mg을 인슐린 보조요법으로 투약할 수 있다고 허가 권고 의견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이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진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FDA는 내부적으로 소타글리플로진 승인에 대해 의견이 갈렸던 상황. 지난 1월 FDA 내분비 및 대사질환 약물 자문위원회가 소타글리플로진 승인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8표, 반대 8표로 의견이 상충됐다. 

다만 양측 모두 소타글리플로진의 위험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였다. 

제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저혈당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장기간 코호트 연구에서도 저혈당 문제는 바뀌지 않고 있다.

당시 반대 입장에서는 소타글리플로진의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컸고, 찬성 입장에서는 약물을 승인하더라도 위험성 평가 및 경감전략(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ies, REMS)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학계에서는 이번 FDA 결정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미국 메릴랜드의대 Simeon I. Taylor 교수는 "임상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타글리플로진을 복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개선 효과는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년 당뇨병성 케톤산증는 5000건, 사망자는 20명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소타글리플로진 복용군의 약 10%에서 이러한 문제가 나타난다고 가정할 수 있다"며 "실제 임상에서 예후는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소아당뇨연구재단(JDRF) Aaron Kowalski 박사는 "FDA가 제1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인슐린 보조요법으로서 소타글리플로진을 승인하지 않은 점이 실망스럽다"며 "지역 사회에서 치료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이 필요하다. 향후 FDA와 제약사가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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