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고질병 해결하려면 밴드 크기 키워야
환산지수 차등 적용, 필수의료 의원 오히려 손해

대한개원의협의회 수가협상단이 2차 의원유형 수가협상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수가협상단이 2차 의원유형 수가협상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2026년 수가협상에서 의원유형은 수가 인상률 수치를 제안하는 대신, 밴드의 폭을 확대하고, 환산지수 차등적용 배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밴드 자체의 파이를 키우지 않으면 고질적인 저수가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 박근태 회장은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의원유형 2차 수가협상을 마치고 이같이 밝혔다. 대개협은 올해 의원유형 수가협상에서 협상권한을 위임받았다.  

박 회장은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예년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와 의정사태 등으로 지역의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1차 의료(개원가)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금의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 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에서 의원유형의 순위가 가장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고질적인 저수가 상황에서 의원유형이 회생하려면 밴드 자체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산지수 차등적용의 배제도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개협 강창원 보험정책단장은 "협상단이 대한의사협회의 2023년 데이터를 근거로 환산지수 전체 적용(1.9%)과 차등적용(1.5%, 0.4%) 경우를 분석해 봤을 때, 차등적용이 필수의료진료과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진찰료 의존도가 높은 몇몇 필수의료과들은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이 같은 자료를 건보공단에 제출하며 환산지수 차등적용에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가에서 논란이 된 병원 유형 지원금 반영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든 반영하지 않든 SGR 모형에서 의원 유형의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SGR 모형의 문제점을 여러번 지적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쉽지 않다"며 "SGR은 현재 수가협상에서 헌법과 같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구체적인 수가 인상률 수치를 제공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작년 10%를 주장했으나 팽팽한 줄다리기만 하다가 결국 결렬됐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수치보다 밴드 확대와 환산지수 차등적용 배제에 집중하겠다"며 "올해 반드시 1차 의료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협상장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유형 협상단은 오는 26일 공단 재원위와 공급자단체 간 소통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다시 한 번 개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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