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김남훈 급여이사 "7월 제도발전협의체 통해 논의 계획"
8년 만에 전 유형 타결 성과, 양보 택한 공급자단체와 재정소위에 감사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오는 7월 제도발전협의체에서 수가협상을 위한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 전반의 개선방향과 병원 지원금 반영 방식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모두가 납득 가능한 협상 기준점을 도출해 내년도 수가협상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이사는 13일 건보공단 출입전문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김 이사는 8년 만에 전 유형이 타결된 것은 건강보험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공급자단체들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양보해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급자단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재정위원회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수가협상 제도 전반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가협상의 핵심 기준인 SGR 모형 개선 논의가 본격화 된다.
김 이사는 "SGR 모형은 도입 이후 꾸준히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2023년부터는 보완해 사용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오래된 모델로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에 최근 연구 용역을 통해 다른 개선모델을 마련하고, 공급자 단체들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지난해에 이어 제도발전협의체 논의를 바탕으로 기존 SGR 외에 △SGR 개선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의료물가지수)증가율 모형 △GDP증가율과 MEI증가율 연계 모형 등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이사는 "지난 2월과 3월 열린 공급자단체 간담회에서 일부는 기존 SGR을, 일부는 개선모형 도입을 주장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올해 협상에서는 기존 모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현재 모델의 문제점에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7월 제도발전협의체에서는 다양한 대안을 열어두고 공청회,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합리적 개선모형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형 변경은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로 공급자단체, 건보공단, 가입자단체, 재정소위, 전문가, 정부 등이 모두 모여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며 "순위변경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두려워 건보공단이 신뢰를 저버리고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협상에서 논란이 됐던 병원유형 정부 지원금(보상금) 반영 기준도 7월 제도발전협의체에서 제대로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해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와 이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에 지급된 중증환자 진료비 보상, 상급병원 구조전환 지원금, 의료진 당직비 등이 수가협상에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가입자 단체를 중심으로 나온 바 있다.
김 이사는 올해 반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도 정부의 병원 지원금은 6251억원인데, 이를 반영하더라도 전체 행위별 수가 중 55%를 차지하는 병원유형의 SGR 순위에는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도 수가협상에선 상황이 달라진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조정 △포괄2차병원 육성 △1차의료 지원 △특수전문병원 지원사업 등으로 병원유형에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단순히 산식에 포함하느냐 여부를 넘어 사후보상의 평가적 성격, 의료인프라 유지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해당 문제는 건보공단, 재정위, 공급자단체, 정부, 전문가, 가입자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이사는 올해 협상 결과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8년만에 이뤄낸 전 유형 타결은 상생을 위한 공급자 단체들의 피 깎는 양보와, 가입자 단체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 재정소위의 전향적인 판단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양보해준 공급자 단체와 건보재정과 전향적인 자세로 의료체계 미래 사이의 균형점을 재정소위 위원들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올해 총 추가소요재정(밴드)은 1조 3948억원으로,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은 1.93%(1조 3433억원), 상대가치 연계분 0.07%(515억원)다. 유형별 인상률은 병원 2.0%, 의원 1.7%, 치과 2.0%, 한의 1.9%, 약국 3.3%, 조산원 6.0%, 보건기관 2.7%로 타결됐다.
그는 "건강보험은 가입자·공급자·공단 세 축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운영 가능한 만큼 소통 간담회를 정례화해 협상 신뢰 기반을 다지겠다"며 "제도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수가협상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