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했던 권한 3년 만에 재위임...보험정책단 발족하고 준비 태세
"문제 많은 SGR 모델 대신 새 모델 찾아야...공청회에서 논의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2026년도 수가협상에 나서는 자세를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2026년도 수가협상에 나서는 자세를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오는 5월 열리는 2026년도 수가협상을 앞두고 지속가능한 수가협상 제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보험정책단을 발촉하고, 수가협상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대개협 박근태 회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6년 수가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소개했다. 

박 회장은 "지난 몇년 간 파행된 수가협상의 전철을 바로 잡고자, 대한의사협회으로부터 다시 수가협상 권한을 위임받아 2026년도 수가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며 "올해 수가협상도 난항이 예상되지만, 보험정책단 및 의협과 힘을 합쳐 합리적인 수가협상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2023년도 수가협상에서 타 유형과 비교해 의원 유형만 대폭 낮춘 인상률 2.1%를 제시받자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2년간 위임받았던 수가협상 권한을 의협에 반납했다. 2024년도 수가협상은 의협이 진행했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원급 수가인상분을 유형별 수가협상 이후 최저인 1.6%로 제시해 파행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2025년도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은 병·의원 행위유형별 환산지수를 차등 적용해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병·의원 행위유형별 환산지수는 수가 인상분을 환산지수와 진찰료로 쪼개 적용하는 것으로, 수가협상 결렬 시 최종 수가 인상 1.9% 중 0.5%만 환산지수에 일괄 적용하고, 1.4%에 해당하는 재정은 진찰료에 투입된다. 

문제의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올해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지난달 정례보고에서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2024년 성과로 꼽으며, 금년에는 환산지수 차등 적용에 더해 상대가치점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개협 최경섭 보험이사는 "건보공단은 환산지수 차등 적용으로 저평가된 의료 분야에 수가가 향상돼 수가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이 금액들은 상급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및 부족한 재정을 메꾸는 데 사용됐다"며 "이에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은 앞으로 경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개협은 현재 수가협상에서 사용되는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 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도 문제로 지적했다.

최 보험이사는 "SGR 모형을 먼저 도입했던 미국은 지속적인 환산지수 삭감 신호발생에 매년 적용 유예 법안을 수정하다가 결국 다른 모델로 전환했다"며 "모든 의료서비스 행위가 저수가인 우리나라 의료 구조에서 SGR 모형은 환산지수 정체를 부른다. 부분적으로 개선해도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새 수가모델이 필요하다는 게 대개협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대개협은 지난해 8월 보험정책단을 발족하고 모델 개선 연구에 나섰다.

대개협 보험정책단 강창원 단장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및 보험당국 등과 연계해 자료조사 및 분석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수가 문제점과 수가정책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인 수가정책 개선 방안을 연구개발하고, 지속 가능 의료를 위한 수가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안해 보건의료단체와 재정 순증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오는 22일 '2026년도 수가협상 공청회'도 개최한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수가협상과 관련된 문제점 및 해결 방안을 두고 진지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건보공단이 환산지수 연구용역 책임자인 김진현 교수의 발제가 예정돼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의료계에 공개하지 않았던 환산지수 도출 방식 등을 유추할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강 단장은 "수가협상 직전까지도 당국이 재정 규모 및 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의료계는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에서 깜깜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었다"며 "이번 공청회가 의료계와 건보공단, 보건복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속가능한 수가협상 제도를 만드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근태 회장은 "지난해 병원 경영 상황이 어려웠던 탓에 보험재정 지출 파이 상당수가 병원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올해 의원급 수가협상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불공정한 수가협상 룰을 바꾸기 위해 보험정책단을 필두로 향후 각과 의사회와 회의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보다 나은 협상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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