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문제 조용하던 박 의장, 퇴임 전 입장 전해
정부에는 증원 절차 중단, 의료계엔 원점 재논의 집착 버릴 것 제언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18일 의협회관에서 박성민 의장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의장을 비롯해 임인석 부의장과 이윤수 부의장이 함께 자리했다. (왼쪽부터 이윤수 부의장, 박성민 의장, 임인석 부의장)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18일 의협회관에서 박성민 의장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의장을 비롯해 임인석 부의장과 이윤수 부의장이 함께 자리했다. (왼쪽부터 이윤수 부의장, 박성민 의장, 임인석 부의장)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의료계와 정부는 단어에 집착할 때가 아니라, 서로 한발 물러서 대화에 나설 때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2000명 증원', '원점 재논의' 등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서로에게 대화에 참여할 명분을 만들어 대화로 풀어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18일 의협회관에서 박성민 의장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의장을 비롯해 임인석 부의장과 이윤수 부의장이 함께 자리했다.

박 의장은 지금까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의견과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다. 의협 비대위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산하에 있어 오해의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서 말을 아낀 것.

그랬던 그가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입을 연 이유는 오는 28일로 대의원회 의장직에서 퇴임하기 때문이다.

퇴임하기 전 전국 14만 의사들이 힘들게 쌓아온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가급적 빨리 의료 현안이 해결되길 박 의장은 희망했다.
 

조용하던 박성민 의장, 퇴임 앞두고 의료 현안 의견 밝혀

"의료계·정부, 서로 한발 물러나 대화 이끌어야 해"

18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의협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 통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18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의협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 통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박성민 의장은 "비대위와 전공의 등 의료계와 정부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의료계도, 정부도, 대화할 의지만 있다면 이 시점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진영에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와야 하고, 국민 건강이 위험한 상황인데 이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면서 각 진영을 향해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대 증원 절차를 중단하고, 의료계에 내린 행정처분과 각종 명령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의료계도 '4대 패키지 백지화', '원점 재논의' 등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정이 서로 한발씩 물러나 각 진영에서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그 후, 의사 수급 추계를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진행할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의정 간 대화의 필요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빠르면 이번 주 출범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협이 참여해 의료계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서다.

박 의장은 "개인적으로는 의료개혁특위에 의협이 참여해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서 4대 패키지 외에도 여러 현안들을 함께 논의하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인력 구성은 정부와 의료계 추천 인사가 각각 1대 1 비율로 맞추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함께 전했다.

반면, 의협 임현택 차기 회장은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차기 집행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그런 입장을 낼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대의원회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양대 축 중 하나…없어져선 안 돼"

"대의원회, 회원 민의 반영하는 노력 보여야 해"

단적인 예시지만, 이처럼 의협은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양대 축으로 구성돼 있어 이견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일각에서는 회장은 직선제로 선출돼 회원 민의를 반영한 것이지만, 대의원회는 그렇지 않다며 대의원회 존폐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성민 의장은 "양대 축 중에서 한 곳이 없어지게 된다면 의협은 무너지게 된다"며 우려를 표하면서도 "다만, 회원들의 의견처럼 대의원회도 소수의 목소리가 다수의 의견처럼 보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대의원분들은 지역이나 직역에서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의원회에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의협 대의원회,  28일 정기총회 개최

차기 의장 선출 및 주요 안건 논의 예정

한편,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28일 오전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의장을 선출하고, 주요 안건들을 논의한다.

차기 의장 선거는 김교웅 후보와 이광래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진행된다. 이윤수 후보가 의장 선거에서 사퇴했기 때문.

김교웅 후보는 고려의대를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로, 현재 KMA policy 특별위원회 부위원장과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광래 후보는 전남의대를 졸업한 내과 전문의로, 현재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인천시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정총에 올라온 주요 안건으로는 임시총회 발의 요건과 임원 불신임 요건이 있다.

현재 임총 발의 요건에는 발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로, 이날에는 기간을 특정하는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임원 불신임 안건은 의결 기준을 조정하는 등의 내용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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