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시스템과 품질관리로 보는 제약산업 비전

▲ 한국제약협회와 일본제약협회가 18일 서울 노보텔에서 '제13차 한·일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한국과 일본의 제약산업 정책 기조가 약가는 인하해 재정 부담을 줄이고, 품질은 높여 해외 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등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약협회와 일본제약협회가 18일 서울 노보텔에서 개최한 '제13차 한·일 공동세미나'에서는 양국의 약가 시스템 동향과 의약품 품질관리 동향이 소개됐다.

유사한 약가관리 속 日, 시장 변화 예고

양국의 약가 관리 기전은 달랐지만, 재정건전화 등을 위해 실제 거래가격을 파악하고 약가를 인하하는 방식은 비슷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이윤신 사무관은 저가의약품을 제외하고 실거래가에 가중평균가를 반영해 조정하는 약가인하 제도와,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 보완조치'에 따른 사용량 약가 연동 약가인하 유예 방안 등을 설명했다.

▲ 다카에 신이치 사무관

후생노동성 의정국 경제과 다카에 신이치 사무관은 병원과 약국의 실제 구입가격을 조사하고, 조정 폭(현재는 2%)을 더한 금액을 신약가로 설정한 후 협상하는 현행 방식을 전했다. 2년에 한 번 약국과 의료기관의 실제 판매가격을 조사해 약가를 책정하는 것.

또 이러한 약가 개정에 따라 대부분 의약품의 약가가 떨어지는 실정이고 떨어진 신약가를 바탕으로 가격 협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해당하는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의에서 7월 22일자로 제기된 약가 산정 기준에 대한 의견을 보면 혁신 평가 관점에서 가산률을 확대하자는 의견과, 산정방식에 관계없이 설정 기준 이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된 경우 재산정 대상으로 하는 내용 등이 건의되며 국내 상황과 유사성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6월 30일 내각회의에서 결정된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에 따른 제네릭 확대 방안이었다.

2017년 중반에 70% 이상으로 비중을 늘리고, 2018년도부터 2020년도말 사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제네릭 점유율을 8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

국민 부담을 줄이는 관점에서 후발의약품의 가격산정을 재검토하는 동시에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의 평가 구조를 검토하겠다는 조치다.

더불어 기초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성장 전략에 기여하는 창약과 관련된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유효한 신약의 적정한 평가 등을 통해 의약품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제약협회 타다하루 고토 전무는 "정부는 어려운 국가 재정에 따라 엄중한 정책을 내놓는데, 일본 정부가 내놓은 정책도 그런 방침 중 하나"라며 "신약이든 제네릭이든 앞으로 크게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PIC/S 가입 1년, 어디까지왔나?

의약품 품질관리 부문에서는 지난해 7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에 대한 후속 조치와 전망이 제시됐다.

▲ 사쿠라이 신고 부장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사쿠라이 신고 품질관리부장은 기존에 선정 시트를 작성해 점수계산을 거쳐 실지(實地)조사 대상을 선정했다면, PIC/S에 가입한 이후 실지조사를 할 때 해당국으로부터 자발적으로 보고서를 입수해 서면조사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조사 관리가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또 GMP조사원에게는 △모니터링의 적절성 △QA의 이해도 △리스크의 고려 △조사현장에서의 합리적이고 유연한 대응 등이 고려되는데, 이를 위해 여러 트레이닝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쿠라이 부장은 "유통 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국민 보호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GMP 글로벌화에 대응하고, 제조서에 대한 GMP 적용 차원에서 여러 일들을 달성하도록 업계와 행정측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제약협회 나카가와 토모노리 품질위원은 "일본제약협회도 PIC/S 가입이 기업의 글로벌화에 필수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PIC/S의 이점은 현장 조사에 관한 정보를 행정간 공유해 조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꼽았다.

▲ 나카가와 토모노리 품질위원

또 매년 협회에서 진행하는 Case Study를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PIC/S에 대해 준비해야 하는 내용과 사례 등을 공유했으며, 2014년과 2015년 PIC/S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는데 이를 통해 일본 제약사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향후에는 ICH Q(Qualty) 가이드라인을 책정함에 있어 여러 단체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며, 일본제약협회는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헬스케어에 어떻게 공헌할지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김상봉 의약품품질과장은 PIC/S에 가입하고 GMP 기준 중 일부를 개정 완료하는 등 정비를 추진해왔으며, GMP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3년)을 도입해 기존 사전 실사에서 사후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상봉 과장은 "PIC/S 가입으로 제약산업의 국격이 바뀌었다"면서 "이런 시점에 글로벌 시장으로 점프를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또 올해 상반기 의약품 수출실적이 약 20% 증가했는데, 이는 PIC/S 가입이 주는 성과 중 하나로 정책적으로 추구한 제약산업의 글로벌화가 가시화됐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비유럽권에서도 PIC/S 가입국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함께 가입국이 된 일본과 협력해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주도적으로 의제를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면 목소리를 키울 수 있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김상봉 의약품품질과장

의약품은 국민 건강과 직결돼 있어 실사 결과의 상호 인정도 보수적이고 MRA(상호인정협약)도 더디게 진행되는데,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PIC/S 가입국의 공감과 공유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어 김 과장은 "앞으로 제약사들도 해야할 일이 많다. 기업이 정부 정책과 발맞출 수 있는 역할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정부와 협력해나간다면 제약산업 성장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연 의약품품질과 약무사무관은 "PIC/S 가입이 큰 이벤트였고 끝난듯한 느낌이 있는데 이건 흐름을 타야한다. 아직 일년밖에 안됐다"면서 "우리가 된 이후로 홍콩이 신청했고 더 추가된 곳은 없다. 전 세계가 신선한 PIC/S 국가로 보고 있을 때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한·일 제약협회 공동 세미나에는 한국측에서 제약협회 이경호 회장과 식약처 김관성 의약품안전국장, 제약사 CEO 등 130여명이 참석했으며, 일본측에서 후생노동성 유지 칸다 식품의약품안전국장, PMDA 신고 사쿠라이 품질관리부장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2016년 열리는 제14차 세미나는 일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