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TF 분석 결과, 근거 불충분으로 권고 여부 결정 못해

▲ USPSTF 홈페이지에 공개된 갑상선 스크리닝 권고안(초안)

갑상선암 검진권고안 최종 발표만을 앞둔 시점에서 여전히 국내 의료진들과 정부 관계자들까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에서 갑상선기능이상의 스크리닝 및 치료에 관한 리뷰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04년 미국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가 발표했던 갑상선 선별검사에 관한 논문의 개정판으로,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증상 성인에서 갑상선 검진을 권고하거나 반대할 만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갑상선암을 포함해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이르기까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갑상선질환 발생률은 조기검진 여부를 둘러싸고 사회적으로 중대한 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다트머스의대 Louise Davies 교수팀이 JAMA(2014년 2월 2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던 연구에 따르면 1975년에 10만명당 4.9명 꼴로 집계됐던 갑상선암 환자수는 2009년 14.3명으로 30여 년 새 9명 가까이 증가했다.

2011년 4월 건강관리정보기관이 제시한 IMS 데이터에서는 2006년 기준 4980만건이었던 갑상선호르몬제 레보티록신(levothyroxine) 처방률이 2010년 7050만건으로 증가했으며, 65세 이상 성인 환자 중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여 받는 비율은 1989년 8.1%에서 2005년 20%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J Gerontol A Biol Sci Med Sci. 2011;66A:809-814).

이에 J. Bruin Rugge 교수팀(오리건보건과학대학)은 갑상선종 또는 갑상선 결절이 없고, 갑상선 질환에 대한 증상호소나 갑상선기능부전으로 진단된 병력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갑상선 검진 및 치료에 따른 이득과 위해를 평가하고자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했다.

그 결과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 효과에 관한 11개의 임상연구와 1개의 후향적 연구, 무증상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2개의 연구가 확인됐는데, 갑상선기능 스크리닝으로 인한 이득과 위해를 직접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1건도 없었다.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정상 범위를 4.1~11.0mIU/L로 봤을 때 무증상 갑상선기능부전을 치료하면 치료하지 않은 군에 비해 관상동맥심질환 발생 위험이 감소됐다는 1개의 코호트연구가 확인됐지만 삶의 질이나 인지기능, 혈압 및 체질량지수(BMI) 개선과의 관련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 J. Bruin Rugge 교수(오리건보건과학대학)

총콜레스테롤, LDL-C 등 지질 수치에 대해서는 갑상선질환을 치료한 군에서 비치료군 대비 잠재적인 혜택을 보였지만 그나마도 일관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연구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불분명했다.

또한 갑상선 치료의 위해를 보고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2개의 연구에서 무증상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한 후 중간결과를 보고했지만 유의한 차이는 없었고 연구의 품질이 매우 낮았다. 증상없이 검진으로만 갑상선기능이상으로 진단됐던 환자에 대해 치료군과 비치료군을 비교한 연구는 역시 시행된 적이 없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Rugge 교수는 최근 미국 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14년 10월 27일자 온라인판)를 통해 "갑상선 검진에 대한 권고 여부를 결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스크리닝으로 인한 혜택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USPSTF는 홈페이지를 통해 갑상선기능이상에 대한 스크리닝 권고안 초안을 공개하고 이달 말 경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