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HF, 2주 이내 최적 용량 목표로 증량 시 재입원·사망 위험↓
STRONG-HF 2차 분석, 최적 용량 가깝게 도달할수록 예후 안전하게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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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는 퇴원 이후 2주가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부전 입원 환자는 가이드라인 기반 치료(GDMT)에 따라 심부전 약제를 퇴원 이후 2주 이내 빠르게 최적 용량까지 증량하면서 외래에 자주 내원하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재입원 등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발표된 STRONG-HF 무작위 연구와 JAMA Cardiology 지난해 12월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STRONG-HF 2차 분석에서 공통으로 확인됐다.

진료현장에서 GDMT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급성 심부전 환자의 약 30%는 퇴원 후 2~3개월 이내에 심부전 또는 다른 심혈관질환을 이유로 재입원한다고 보고된다. 이 때문에 퇴원 전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자를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약제의 시작 용량과 목표 용량을 제시하고, 각 약제를 목표 용량까지 최적화해 사용하도록 권하는 등 GDM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제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GDMT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CHAMP-HF 레지스트리 결과에 의하면, 심부전 약제 사용이 적합함에도 처방받지 않은 비율은 △ACEI/ARB/ARNI 27% △베타차단제 33% △MRA 67%로 조사됐다(J Am Coll Cardiol 2018;72(4):351~366). 

이와 함께 심부전 환자의 퇴원 이후 추적관찰 시기에 따라서도 예후가 달라진다. 퇴원 후 7일 이내에 외래를 찾을 경우 심부전 재입원 위험이 29% 감소한다고 보고된다(Med Care 2016;54(4):365~372).

이러한 근거에 따라 2021년 유럽심장학회(ESC)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환자는 퇴원 전 약물치료를 최적화하고 추적관찰을 조기에 시행하도록 Class I으로 권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무작위 연구가 수행되지 않아 근거 수준은 Level C로 제시했다.

또 퇴원 후 추적관찰을 1~2주 이내에 시행하고 약제 내성을 확인하며 용량 상향적정을 진행하도록 Class I으로 권했지만, 이 역시 무작위 연구로 입증되지 않아 근거 수준은 Level C로 명시했다.

STRONG-HF, 집중치료군 재입원·사망 위험 3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은 가이드라인 한계에 따라 진행된 STRONG-HF 다국가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는 심부전 약제 용량 증량을 퇴원 전부터 퇴원 이후 2주째 빠르게 시행했을 때 효과적이면서 안전한지 평가했다(Lancet 2022;400(10367):1938~1952).

2018년 5월 10일~2022년 9월 23일 14개국 87곳 의료기관에서 18~85세인 급성 심부전 입원환자 1078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일반치료군(536명)과 집중치료군(542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일반치료군은 국가별 상황에 맞춘 치료를 진행했다. 집중치료군은 퇴원 이틀 전 GDMT 시 최적 용량의 절반까지 적정하고 퇴원 이후 2주째 최적 용량의 100%까지 도달하는 치료를 받았다.

이와 함께 퇴원 이후 1주, 2주, 3주 그리고 6주째에 외래에 4회 방문해 임상 상태, 검사실 수치, NT-proBNP 농도 등을 확인했다.

1차 목표점은 180일 이내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으로 정의했다. 연구는 두 군 간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데이터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 권고에 따라 조기 종료됐다.

조사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집중치료군 15.2%, 일반치료군 23.3%로 두 군 간 차이는 8.1%p로 조사됐다.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집중치료군이 일반치료군 대비 34% 유의하게 낮았다(RR 0.66; 95% CI 0.50~0.86). 

90일째 이상반응 발생률은 집중치료군 41%로 일반치료군 29%보다 높았지만,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 16%와 17%, 치명적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 5%와 6%로 비슷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급성 심부전 환자가 GDMT에 따라 퇴원 후 2주째 빠르게 용량을 최적 수준으로 증량하면서 면밀하게 추적관찰하면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STRONG-HF 결과에 따라 지난해 ESC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있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재입원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퇴원 후 첫 6주 동안 면밀하게 추적관찰하면서 심부전 약제 용량을 빠르게 늘려 고강도 치료를 진행하도록 권고 등급 Class I, 근거 수준 Level B로 주문했다.

퇴원 후 2주째 GDMT 고용량 도달, 효과적이고 안전

아울러 지난달 발표된 STRONG-HF 2차 분석은 집중치료군을 대상으로 GDMT에 따라 퇴원 이후 2주째 더 높은 용량을 투약해도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증명했다. 2차 분석은 모든 집중치료군이 2주째 GDMT 최적 용량에 100% 도달하지 않았기에, 치료기간에 도달한 용량별 예후를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집중치료군 515명은 퇴원 이후 2주째 도달한 GDMT 용량에 따라 △저용량군(GDMT 최적 용량 대비 50% 미만, 7.6%) △중간 용량군(50% 이상 90% 미만, 49.3%) △고용량군(90% 이상 43.1%)으로 분류됐다. 

이를 토대로 분석 결과, 최적 용량 대비 평균 치료 용량 백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180일째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 위험이 11%(aHR 0.89; P=0.01),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16%(aHR 0.84; P=0.007) 유의하게 감소했다.

90일째 삶의 질도 고용량군과 중간 용량군이 저용량군보다 더 개선됐다. 아울러 고용량군에서 90일까지 이상반응이 적게 발생했다.

이 같은 결과는 퇴원 이후 2주째 GDMT 고용량에 도달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기에 진료현장에서 대다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ESC 가이드라인 따라 국내 진료지침도 변화 있을 것"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STRONG-HF는 심부전 환자 치료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임상적 관성(clinical inertia)에 경종을 울린다. 임상적 관성은 목표 도달을 위해 치료 상향이 필요함에도 용량 증가나 약제 추가 등을 하지 않고 적당한 처방에 머무르는 상황을 의미한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Larry Allen 교수는 논평을 통해 "2차 분석에서 GDMT 최적 용량 대비 치료 용량이 10% 증가할수록 재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10% 감소했다. 임상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안심하며 진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임상적 관성은 치료 기회 상실을 의미한다. 의료진은 임상적 관성을 극복하고 환자가 GDMT를 견디지 못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TRONG-HF가 ESC 심부전 가이드라인에 반영됐기에 향후 국내 진료지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대 구로병원 김응주 교수(순환기내과)는 "SGLT-2 억제제, 엔트레스토 등 심부전 약제 연구를 보면 치료 초기부터 예후 차이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천천히 용량을 늘리기보단 빠르게 진행했을 때 환자 예후가 개선된다는 것을 STRONG-HF에서 확인한 것"이라며 "아직 국내 진료지침 권고안에는 STRONG-HF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다. 국내 진료지침은 국외 가이드라인과 발을 맞추기에, 향후 최적 용량 도달을 위해 빠르게 증량해야 한다는 STRONG-HF 결과를 국내 진료지침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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