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한심부전학회 기자간담회 개최
강석민 회장 "사망률, 유병률 증가하는 심부전 A군으로 분류해야"

대한심부전학회가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심부전 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심부전학회가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심부전 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대한심부전학회가 일반진료 질병군(B군)으로 분류돼 있는 심부전을 전문진료 질병군(A군)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끌고 있다. 

심부전학회가 이 같은 주장을 펴는 이유는 노인 인구 증가와 더불어 심부전 사망률 등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심부전학회 집행진은 심부전 5년 사망률은 폐암과 비슷한 50%에 육박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임에도 B군에 속해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대한심부전학회 강석민 회장 
대한심부전학회 강석민 회장 

학회 강석민 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심부전이 A군에 속해 있지 않아 환자 치료와 관리 등에서 불합리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학회 조상호 정책이사(한림대 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도 심부전은 반복적으로 악화되는 중증질환임에도 B군으로 분류돼 있어 환자의 조기 사망, 삶의 질 악화, 의료비 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심부전 사망률과 유병률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십만명당 사망률이 7.2명이었던 것이 2018명 13.2명, 2020년 14.1명으로 증가했다. 

심부전 유병률도 2002년 0.77%였던 것이 2020년 2.58%로 급증했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도 2002년 21명에서 2020년 74명으로 상승했다. 

조 정책이사는 "심근경색은 전문진료병군인 A군에 속해 있지만, 심부전은 말기 심장병임에도 B군에 속해 있는 상황은 아이러니"하다 "심부전은 적절한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고 생존이 가능함에도 B군에 포함된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심부전학회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인가? 

대한심부전학회 조상호 정책이사 
대한심부전학회 조상호 정책이사 

심부전학회가 B군에 속해 있는 심부전 카테고리를 A군으로 변경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표면적 까닭은 심부전 환자 증가와 사망률 증가지만, 내부적으로는 지금 상태라면 심부전을 진료하는 의사들의 미래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병원 내 심부전을 진료하는 의사들의 위상 문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평가에서 A군을 환자 비율이 높아야 하는 기준이 있다. A군 환자를 많이 볼수록, 비율이 높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B군으로 분류된 심부전은 그 경쟁에서 한발 밀려나 있는 셈이다.

강 회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B군으로 분류된 심부전 환자를 많이 진료해도 병원 수익에 크게 기여할 수 없다"며 "이는 의료 수가에도 영향을 미쳐 실질적인 이윤과도 관계가 있다. 결국 병원 경영진은 A군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심부전을 전공하려는 전공의나 팰로우 지원이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부적학회 자체의 또 다른 걱정도 있다. 내년부터 내과계의 입원 및 영상검사 가산료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강 회장은 "심부전은 반복적 입원이 특징이다. 그런데 내년부터 입원과 영상검사 가산료가 삭제된다. 이는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심부전 환자에게 초음파 가산료가 없어지면, 여러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분류체계를 B군에서 A군으로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심부전학회도 이를 알고 있다고 했다. 

강 회장은 "전문가 회의, 행정절차 등 1~2년 안에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심부전 환자에 대한 인력이나 지원 체계 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상황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학회가 나서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 정책이사도 "다른 진료과와도 논의해야 하고, 프로세스 과정도 지난하고 장벽이 높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심부전 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면서 A군에 속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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