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GWTG-HF 레지스트리 구축해 치료제 등 여러 주제 연구 진행돼
심부전 치료제·환자별 예후 등 분석한 연구 결과 주목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심장협회(AHA)는 GWTG-HF(Get With The Guideline-Heart Failure)에 미국 내 심부전 환자 데이터가 모이면서 레지스트리를 구축했다.

미국 학계는 이를 적극 활용해 임상현장에서의 심부전 치료 현황을 검토하고 환자 예후를 추적관찰하는 등 새로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2019년 AHA 보고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9년 6월까지 GWTG-HF 레지스트리를 활용해 발표된 논문은 총 119편이다. 지금까지도 GWTG-HF 레지스트리를 활용한 연구 결과들이 주요 저널에 실리고 있다. GWTG-HF 레지스트리로 기반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들을 조명했다. 

<1> 韓·美심장학계 '심부전 가이드라인 준수' 위해 나섰다

<2> 美심부전 가이드라인 준수 레지스트리 활용한 연구 '각양각색'

엔트레스토 치료 순응도 높다면 1년째 예후 좋아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

GWTG-HF 레지스트리를 활용한 눈에 띄는 성과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심부전 치료제 관련 연구다. 

먼저 201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한 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계열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초기 처방 패턴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2017년 발표됐다. ARNI 계열 치료제는 AHA·미국심장학회(ACC)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4개 기둥(4-pillars)인 심부전 표준 치료제 중 하나다.

엔트레스토의 FDA 허가 이후 1년 이내인 2015년 7월~2016년 6월 HErEF 입원환자에게 퇴원 시 엔트레스토가 처방됐는지 분석한 결과, 처방률은 2.3%에 그쳤고 분석 대상이 된 의료기관의 절반 이상에서 처방 건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GWTG-HF 레지스트리에서 엔트레스토 처방 장벽이 드러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됐다(JACC Heart Fail 2017;5(4):305~309).

이와 함께 퇴원 시 엔트레스토를 처방받은 HFrEF 환자는 90일 이내 치료 순응도가 높다면 1년째 재입원 및 사망 위험이 낮다고 보고돼, HFrEF 환자의 엔트레스토 치료 순응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JACC Heart Fail 2021;9(12):876~886).

포시가, 당뇨병 관계없이 심부전 치료에 일반적으로 처방 가능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또 다른 심부전 치료의 4개 기둥 중 하나인 SGLT-2 억제제도 GWTG-HF 레지스트리를 활용해 임상현장 적용 가능성을 평가했다. HFrEF 치료제로 허가받은 첫 SGLT-2 억제제는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로, 2020년 5월 FDA 승인 문턱을 넘었다.

포시가가 미국 HFrEF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지 파악한 결과, 2014년 1월~2019년 9월 406곳 의료기관의 HFrEF 입원환자 15만 4714명 중 12만 5497명(81%)이 포시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 치료가 필요한 비율은 2형 당뇨병 환자(75.6%)보다 2형 당뇨병이 없는 환자(85.5%)가 더 높았다.

이 결과는 2형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HFrEF 환자에게 포시가를 일반적으로 처방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됐다(JAMA Cardiol 2020;6(3):1~10). 

베르쿠보, FDA 허가 기준 적합 환자 92%

▲베르쿠보(베르시구앗)
▲베르쿠보(베르시구앗)

2020년 FDA로부터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허가받은 베르쿠보(베리시구앗)은 HFrEF 입원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베르쿠보는 네 가지 심부전 표준 치료제만으로 채우지 못하는 치료 영역을 채울 약제로 기대를 모은다.

네 가지 심부전 표준 치료제가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지 않았던 2014~2020년 HFrEF 입원환자 24만 1057명 데이터에 베르쿠보의 VICTORIA 임상연구 및 FDA 허가 기준을 적용한 결과, 각 38%와 92%가 베르쿠보 치료에 적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VICTORIA 임상연구 또는 FDA 허가 기준에 적합한 메디케어 수혜자의 퇴원 후 12개월 사망률은 36~37%,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33~35%, 모든 원인으로 인한 입원율은 64~66%였고, 평균 의료비 지출은 2만 5106~2만 5428달러(한화 약 3340만~3383만원) 높았다. 

즉, 베르쿠보 치료가 적합한 HFrEF 환자는 현재 치료를 받더라도 퇴원 후 사망률 및 재입원율이 높고 상당한 의료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시사해, 최적 환자 관리를 위한 베르쿠보 활용 가능성에 기대감을 높였다(JACC Heart Fail 2023;11(2):211~223).

당뇨병 동반 HFrEF·HFmrEF 환자, 사망·재입원 위험 높아
심장재활 의뢰율·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변화 등 다양한 연구 진행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GWTG-HF 레지스트리를 이용해 심부전 치료제뿐 아니라 환자 특징별 예후를 추적관찰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청구 데이터에 연결된 GWTG-HF 레지스트리를 이용해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른 심부전 환자의 예후 차이를 3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당뇨병을 동반한 HFrEF와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환자는 의료기관 및 환자 특성과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후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이 높았다. 이와 달리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는 당뇨병을 동반해도 추가 위험과 독립적인 연관성이 없었다(Am Heart J 2019:211:1~10).

아울러 전반적인 신장기능에 따른 HFrEF 환자의 치료 결과를 조사한 TRANSLATE-HF 연구에서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분포의 큰 변화가 없으며, 가장 중증인 환자가 최적 약물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위험-치료 역설(risk-treatment paradox)'이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 신장질환을 동반한 HFrEF 환자는 eGFR 수치상 금기가 아니었으나 신장기능장애로 인해 근거 기반의 최적 약물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장질환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J Am Coll Cardiol 2021;78(4):330~343). 

또 2010~2020년 HFrEF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재활 의뢰율을 조사한 결과, 2010년 8.1%에서 2020년 24.1%로 유의하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4명 중 1명만 심장재활에 의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장재활이 적합하다고 판단된 환자 중 참여 환자는 20명 중 1명 미만으로 참여도 역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Circ Heart Fail 2023;16(8):e010144).

이와 함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과 팬데믹 동안의 심부전 치료 순응도 및 병원 내 사망률, 입원기간 등을 비교한 연구, 심부전 입원환자의 백신 접종 현황을 분석한 연구 등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계속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