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팀, 건강보험 환자군과 의료급여 환자군 비교 분석
심혈관계 위험, 사회경제적 지위 낮은군 3.19배 vs 일반 대조군은 3.12배 상승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임우현 교수(사진 왼쪽부터).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임우현 교수(사진 왼쪽부터).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저렴한 비용의 심혈관 질환 측정법을 입증했다. 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심혈관 질환을 사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라매병원은 김학령·임우현 교수 연구팀(순환기내과)이 발목 맥파 속도(baPWV)를 측정해 심혈관계 이상반응을 예측하고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기반한 동맥 경직도의 예후 가치를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개인의 동맥 경직도를 간단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발목 맥파 속도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 측정에 있어 충분한 예후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동맥벽의 탄력이 감소하는 현상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현상이지만 특정 위험 요인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동맥 경직이 가속화된다. 동맥이 경직되면 심장이 수축함에 따라 발생하는 박동 에너지를 완충해 주는 능력이 상실돼 에너지가 흡수되지 않으면 주요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의 열악한 식습관과 흡연, 알코올 섭취와 같은 해로운 생활 습관, 재정적인 불안에서 기인하는 높은 스트레스 등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

또 이 환자들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고 의학적 개입도 지연돼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연구팀은 보라매병원 심혈관센터에서 발목 맥파 속도 측정을 완료한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령·성별·체질량 지수 및 심혈관 위험 인자 등 임상 특징을 반영해 건강보험 환자군과 의료급여 환자군 각각 1266명을 1대 1로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발목 맥파 속도는 두 그룹에서 모두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 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급여 환자군(1985±496cm/s)은 건강보험 환자군(1706±385cm/s)보다 발목 맥파 속도 값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여러 가지 교란 변수를 보정한 변량 분석에서 맥파 속도가 높을수록 건강보험 환자군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위험도가 3.12배, 의료급여 환자군은 3.19배 증가했다.

동맥 경직도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으나, 이번 연구는 최초로 발목 맥파 속도를 측정하여 심혈관계 이상반응을 예측하고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기반한 동맥 경직도의 예후 가치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발목 맥파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다른 방식보다 측정은 간단하고 비용은 저렴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에게 심혈관 위험도를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들의 위험 계층화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환자를 위한 심혈관 질환의 사전 위험 평가와 효과적인 치료 접근법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이들 상황에 맞는 조기 발견 및 치료 계획을 수립하면 잠재적으로 건강 불평등 격차를 해소해 공평하고 효율적인 치료를 보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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