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팀, 보청기 사용 후 사회경제적 상태 영향 평가
보청기 착용 후 점수, 경제 상태가 양호한 상위 그룹에서만 유의미한 개선
보청기 착용 전 사회관계망 척도 점수는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 없어

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 서울대병원 한상윤 전임의(사진 오른쪽)
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 서울대병원 한상윤 전임의(사진 오른쪽)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보청기를 착용한 이후 환자의 우울감이나 인지기능 등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보청기 대여서비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 연구팀(이비인후과,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한상윤 전임의)이 보청기 사용 후 환자의 사회적, 정신적 상태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청기 착용과 노인 우울증 간 관련성은?

연구팀은 2020년 5월부터 다음 해 12월까지 보라매병원에 내원한 중증 청력 상실 환자를 대상으로 그중 보청기 착용 후 6개월간 추적 관찰한 환자 33명을 각각 경제적 상태를 기준으로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노인 우울증 척도와 사회관계망 척도를 측정해 사회·경제적 상태가 보청기 순응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보청기 착용 전 사회관계망 척도 점수에서는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착용 후 점수는 경제적 상태가 양호한 상위 그룹에서만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울감 개선 또한 착용 후 상위 그룹의 우울증 환자가 하위 그룹에 비해 유의하게 증상이 개선됐으며, 인지 기능에서도 보청기 착용 전후로 상위 그룹에서 주의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으나 하위 그룹에서는 어떠한 척도도 개선되지 않았다.

즉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태가 보청기 착용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김영호 교수는 “사회·경제적 상태가 열악한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게 된다면 그만큼 청력 상실의 위험성이 커져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도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환자의 삶의 질과 보청기 순응도 개선을 위한 보청기 대여 서비스 활성화나 환자의 사회적 생활 여건 개선 등 사회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윤 전임의는 “이번 연구는 보청기 착용자 중에서도 사회적 네트워킹이 활발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경우를 발견한 것에서 출발했다.”며 “향후 보청기 착용의 이점과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른 보청기 만족도 변화를 더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저널인 미국이비인후과학회지 ‘The Laryngoscope’최근 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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