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142명 모집에 수련의 254명 몰려…지원율 178.9% '최고'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개원이 쉬운 점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

이미지 출처 : 게티이지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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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내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 전공의(인턴)들의 지원율이 가장 높은 과는 '정신건강의학과'였다.

의료계는 이 같은 현상을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과 '개원의 용이성' 덕분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140개 수련병원은 3345명을 모집했으며, 3588명의 전공의가 지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정신건강의학과였다. 정신건강의학과의 지원율은 178.9%로, 전체 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는 점이다.

자료출처: 보건복지부
자료출처: 보건복지부

전국 수련병원은 총 142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모집했고, 254명의 수련의들이 지원했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에 더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수도권의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정원은 총 77명인데, 160명의 수련의가 지원했다. 지원율은 207.8%다. 

반면, 비수도권 정원은 총 65명으로 수련의 지원자는 94명이었다. 지원율은 144.6%다.

본지가 추가 확인 한 결과, 정신건강의학과는 단 한 곳도 미달된 곳이 없었으며 정원보다 5배 많은 지원자가 몰린 수련병원도 있었다.

의정부성모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은 각각 1명을 뽑는데 5명의 전공의가 지원했다.

일명 '빅5'라 불리는 병원들도 정원보다 많은 전공의가 지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총 3명 모집에 8명이, 서울대병원은 6명 모집에 14명이, 삼성서울병원은 4명 모집에 6명이, 세브란스병원은 6명 모집에 9명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5명 모집에 15명이 지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인기과로 부상

의료계는 이번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전공의들이 유독 많이 몰린 원인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꼽았다.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사회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치료의 중요성은 증가해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하는 게 수월해졌다"며 "환자 수 증가와 함께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이 줄어 전공의들이 많이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등과 같은 기피과는 수술과 당직, 소송 등 위험요소가 많은 반면, 정신건강의학과는 상대적으로 위험요소가 낮다는 생각이 전공의들 사이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자료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2022년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
자료출처: 국립정신건강센터 '2022년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신건강이 중요하고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83%였으며, 정신질환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73.5%로 보고됐다.

정신질환으로 병문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 수도 2015년 289만 명에서 2021년 411만 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개원 시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도 한몫

개원이 용이하다는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강북삼성병원 오강섭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대게 의사들은 개원을 하는데 정신건강의학과는 다른과와 비교해 비용이 비교적 적게드는 등 개원에 용이해 그런 것 같다"며 추측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의 정신과의원(개인병원)은 총 534개로, 2017년 302개보다 76.8% 증가해 다른과와 비교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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