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3] 질레베시란, 작용 시간 긴 RNAi 치료제
KARDIA-1, 경도~중등도 고혈압 환자 3·6개월 동안 수축기혈압 감소 지속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새롭게 개발된 RNAi 치료제 질레베시란을 한 번만 투여해도 혈압 조절 효과가 6개월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도~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KARDIA-1 임상2상 결과, 질레베시란을 1회 투여한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은 최대 6개월 동안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낮아졌다.

질레베시란은 간에서 안지오텐시노겐 합성을 억제하는, 작용 시간이 긴 RNAi 치료제다. 안지오텐시노겐은 간에서 주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혈압 조절의 핵심 경로인 레닌 안지오텐신계의 안지오텐신 펩티드의 유일한 전구체이며 고혈압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질레베시란이 장기적으로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은 평가되지 않았지만, 고혈압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 시카고대학 George L. Bakris 교수는 질레베시란의 KARDIA-1 임상2상 결과를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발표했다. AHA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연구를 진행한 미국 시카고대학 George L. Bakris 교수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은 사망과 질병 발생의 주요 원인이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며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장기적·지속적으로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질레베시란은 고혈압 환자 예후를 개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발표됐다.

6개월째 질레베시란군 수축기혈압 10mmHg 이상 감소 

▲미국 시카고대학 George L. Bakris 교수. AHA 제공.
▲미국 시카고대학 George L. Bakris 교수. AHA 제공.

위약 대조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디자인된 임상2상에는 평균 수축기혈압이 135~160mmHg인 경도~중등도 고혈압 환자 377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항고혈압제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최대 2개 항고혈압제를 안정적으로 투약 중이었다.

남성은 55.7%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56.8세였다. 등록 당시 24시간 평균 수축기/이완기혈압은 141.8/81.8mmHg였다.

전체 환자군은 질레베시란군(302명)과 위약군(75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질레베시란군은 6개월 간격 1회 150mg, 300mg, 600mg 또는 3개월 간격 1회 300mg을 피하주사했다.

1차 목표점은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에 대해 등록 당시 대비 3개월째 변화, 주요 2차 목표점은 6개월째 변화로 정의했다. 항고혈압제 구제 치료는 3개월 이후부터 허용했으며, 구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6개월 평가 전 4주간 휴약기를 가졌다. 구제 치료 시 평가한 혈압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 위약군 대비 질레베시란군의 6개월째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은 10mmHg 이상 감소했고 혈청 안지오텐시노겐도 90% 이상 줄었다.

구체적으로 3개월 추적관찰 동안 질레베시란 6개월 1회 150mg, 300mg, 600mg 투여군 또는 3개월 1회 300mg 투여군의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은 위약군 대비 각 14.3mmHg, 17.1mmHg, 16.0mmHg, 16.8mmHg 유의하게 감소했다(모두 P<0.0001). 

6개월째 위약군 대비 질레베시란군의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도 질레베시란 6개월 1회 150mg, 300mg, 600mg 투여군 또는 3개월 1회 300mg 투여군이 각 11.1mmHg, 14.5mmHg, 14.2mmHg, 14.1mmHg 의미 있게 줄었다(모두 P<0.0001).

이와 함께 6개월 이후 질레베시란군은 항고혈압제를 추가 복용하지 않아도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높았다.

아울러 질레베시란군은 6개월 이후 24시간 평균 수축기혈압이 130mmHg 미만에 도달할 가능성이 컸다. 또 모든 질레베시란군은 주간 및 야간 수축기혈압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동안 발생률이 5% 이상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주사부위반응이었다. 질레베시란군에서만 6.3% 보고됐으나 모두 경도 증상이면서 일시적이었다. 고칼륨혈증은 질레베시란군 6.3%, 위약군 1.3%에게서 관찰됐고 대다수 경도 증상이고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신장 또는 간 기능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질레베시란군에서 약물 중단으로 이어진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총 4건으로 기립성 저혈압 2건, 혈압 상승 1건, 주사부위반응 1건이었다. 위약군은 없었다.

Bakris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질레베시란을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투여하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수축기혈압을 5mmHg 이상 낮추면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번 결과는 약물을 자주 투약하지 않아도 지속적인 혈압 조절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질레베시란이 약물 순응도를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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