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DIA-1 임상2상, 질레베시란 3개월 또는 6개월 간격 투여 시 혈압 변화 평가
모든 질레베시란군, 3·6개월째 24시간 평균 활동 수축기혈압 조절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1회 주사만으로 최소 3개월 동안 혈압을 조절하는 시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앨나일람의 RNAi 치료제 질레베시란은 1회 투여만으로 24시간 활동혈압을 최소 3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유의하게 낮췄다.

이 같은 결과를 담은 KARDIA-1 임상2상 전체 결과는 JAMA 2월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앞서 지난해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KARDIA-1 임상2상 결과가 일부 공개, 새로운 항고혈압제로 질레베시란이 학계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질레베시란의 혈압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장기간 추적관찰 등 임상연구가 추가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에 보여준다. 

질레베시란, 안지오텐시노겐 합성 억제 항고혈압제

질레베시란은 간에서 안지오텐시노겐 합성을 억제하는 항고혈압제다. 안지오텐시노겐은 간에서 주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혈압 조절의 핵심 경로인 레닌 안지오텐신계의 안지오텐신 펩티드의 유일한 전구체이며 고혈압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학 발전에 따라 효과적인 경구용 항고혈압제가 속속 등장했으나 혈압이 조절되려면 약제를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로 인한 낮은 치료 순응도는 부적절한 혈압 조절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질레베시란은 경도~중등도 고혈압 환자 대상의 임상1상에서 1회 투여만으로 24시간 활동혈압 및 혈청 안지오텐시노겐 수치를 용량 의존적으로 낮추고 최대 24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KARDIA-1 임상2상은 질레베시란을 3개월 또는 6개월 간격으로 투여했을 때 혈압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질레베시란군, 위약군 대비 3개월째 수축기혈압 14.1~16.7mmHg↓

무작위 이중맹검 KARDIA-1 임상2상은 4개국 78개 의료기관에서 경도~중등도 고혈압 환자 394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항고혈압제 휴약기 이후 주간 활동 수축기혈압이 135~160mmHg였고, 평균 혈압은 142/82mmHg였다. 평균 나이는 57세였으며 여성이 44.3%를 차지했다. 

최종 분석 대상이 된 고혈압 환자는 377명으로, 이들은 질레베시란군(302명)과 위약군(75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질레베시란군은 6개월 간격 1회 150mg, 300mg, 600mg 또는 3개월 간격 1회 300mg을 피하주사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3개월째 24시간 평균 활동 수축기혈압 변화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질레베시란 투여 간격 및 용량과 관계없이 모든 질레베시란군의 수축기혈압이 지속적으로 조절됐다.

등록 당시 대비 3개월째 24시간 평균 활동 수축기혈압은 질레베시란 6개월 1회 150mg군 7.3mmHg, 3개월 또는 6개월 1회 300mg군 10.0mmHg, 6개월 1회 600mg군 8.9mmHg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은 6.8mmHg 증가했다. 

이어 질레베시란군의 3개월째 24시간 평균 활동 수축기혈압 변화를 위약군과 비교한 결과, 위약군 대비 질레베시란 6개월 1회 150mg군 14.1mmHg, 3개월 또는 6개월 1회 300mg군 16.7mmHg, 6개월 1회 600mg군 15.7mmHg 더 조절됐다.

뿐만 아니라 질레베시란군의 6개월째 혈압도 유의하게 조절됐다. 2차 목표점인 등록 당시 대비 6개월째 24시간 평균 활동 수축기혈압은 질레베시란 6개월 1회 150mg군 6.5mmHg, 3개월 또는 6개월 1회 300mg군 9.5~9.9mmHg, 6개월 1회 600mg군 9.6mmHg 감소했고 위약군은 4.6mmHg 증가했다. 

안전성 평가에서 6개월 동안 이상반응 발생률은 질레베시란군 60.9%, 위약군 50.7%였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 3.6%와 6.7%로 조사됐다.

심각하지 않은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질레베시란군 16.9%에게서 보고됐고 대부분 주사부위반응 또는 경미한 고칼륨혈증이었다. 위약군은 8.0%에게서 심각하지 않은 약물 관련 이상반응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질레베시란이 최대 6개월까지 안전하게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고혈압 환자 치료 순응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잠재적 치료옵션의 발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시카고의대 George Bakris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질레베시란을 3개월 또는 6개월 간격으로 300mg이나 600mg을 투여하면 효과적으로 혈압이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연구와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해 이번 결과가 재현되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존 항고혈압제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질레베시란의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KARDIA-2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항고혈압제인 올메사르탄, 암로디핀, 인다파미드 등으로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672명을 모집해 1차 목표점으로 3개월째 24시간 평균 활동 수축기혈압 변화를 확인한다. 연구는 2025년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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