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바날리맙+질베레리맙+FOLFOX 병용요법, 위암서 반응 보여
티라골루맙, 비소세포폐암·소세포폐암서 실패...자궁경부암서 불씨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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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실패의 길을 걸었던 TIGIT 억제제의 연구 결과들이 혼재하면서 개발 가능성에 기대가 모인다.

앞서 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로슈 티라골루맙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 관련 연구에서 1차 목표점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TIGIT 억제제의 불신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TIGIT 억제제 돔바날리맙과 질베레리맙이 FOLFOX 요법과의 병용으로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 선암에서 반응을 보이면서 다시 개발 가능성에 불씨를 키우고 있다.

 

거듭된 실패, 불신 커진 TIGIT 억제제

TIGIT 억제제는 T세포의 공격을 중지시켜 체내 면역 체계를 회피하도록 암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수용체를 억제, 세포 기능을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이 같은 기전을 바탕으로 TIGIT 억제제는 새로운 계열의 항암제로 기대를 모았지만, 거듭되는 연구 실패로 불신을 초래했다.

실제 로슈의 TIGIT 억제제 티라골루맙은 폐암 관련 연구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우선 광범위 병기 소세포폐암(ES-SCLC) 환자 대상 임상3상 SKYSCRAPER-02 연구에서 티라골루맙은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항암화학요법과의 조합으로 도전했지만, 1차 목표점인 뇌 전이가 없는 환자의 무진행생존(PFS)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하지 못했다.

로슈는 당초 최종 분석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5년 전체생존율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연구를 지속하기로 했다.

PD-L1 발현율이 높은 절제 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3상 SKYSCRAPER-01 연구도 1차 목표점인 PFS를 개선하지 못하면서 개발에 실패했다.

뿐만 아니라 MSD는 개발 중인 TIGIT 억제제 비보스톨리맙과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조합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평가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업계는 TIGIT 억제제 계열 항암 신약은 PD-1/PD-L1 계열 항암제 단독요법에 비해 차이를 입증하지 못한 만큼 획기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회의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돔바날리맙+질베레리맙+FOLFOX, TIGIT 회의론 뒤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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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TIGIT 억제제의 회의론을 뒤집을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TIGIT 억제제 계열 신약 돔바날리맙과 질베레리맙의 임상2상 EDGE-Gastric 연구의 A1 코호트 예비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이 연구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절제 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 선암종 환자 41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돔바날리맙+짐베레리맙+FOLFOX 병용요법 투여를 받았다.

연구 참여자들의 원발성 암 위치는 위가 63%로 가장 많았고, 32% 환자는 간 전이, 34% 환자는 복막 전이를 갖고 있었다.

1차 목표점은 연구자가 평가한 객관적 반응률(ORR)과 안전성으로, 주요 2차 목표점은 OS, PFS, 질병조절률(DCR), 반응지속기간(DOR) 등으로 설정했다.

6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평가 가능한 환자의 ORR은 59%로 집계됐다(95% CI 42~74). 이 중 완전반응(CR)은 5%, 확인 가능한 부분반응(PR)은 51%, 확인 불가능한 부분반응은 2%로 집계됐다.

특히 돔바날리맙+질베레리맙+FOLFOX 병용요법은 PD-L1 발현과 상관없이 반응을 보였다.

종양활성점수(TAP)가 5% 이상으로 정의한 PD-L1 고발현 환자의 ORR은 80%였고, PD-L1 발현율이 5% 미만인 환자군에서는 46%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 중 81%는 약물의 투여 용량을 변경했고, 49%는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3등급 이상반응은 68% 환자에서 보고됐는데, 주로 호중구 감소증, 메스꺼움, 빈혈, 피로, ALT/AST 증가, 말초신경병증 등이 발생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암센터 Yelena Y. Janjigian 박사는 "대부분의 환자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돔바날리맙+짐베레리맙+FOLFOX 병용요법을 통해 이득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임상3상 STAR-221 연구를 통해 절제 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돔바날리맙+질베레리맙+FOLFOX 병용요법과 옵디보(니볼루맙)+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할 계획이다.

 

실패 거듭한 티라골루맙도 재기 노려

티라골루맙도 재기를 노린다. 비록 새롭게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대조군 대비 ORR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하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학 Ritu Salani 박사 연구팀은 PD-L1 양성 재발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티라골루맙과 티쎈트릭 병용요법의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2상 SKYSCRAPER-04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결론부터 보면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요법은 티쎈트릭 단독요법에 비해 환자의 ORR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

이 연구에는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재발성 또는 지속성 자궁경부암 환자 171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모두 PD-L1 양성이었고,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비롯한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티라골루맙+티쎈트릭 투여군과 티쎈트릭 단독군에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10.4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티라골루맙+티쎈트릭군의 ORR은 19%로, 기준치인 14.6%를 넘어섰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기준인 21% 이상 도달에는 실패했다(P=0.0787).

다만, 종양활성양성점수 10점 이상으로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 집단에서 반응이 더 좋았다.

자세히 보면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 집단에서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군의 ORR은 25%였지만, 티쎈트릭 단독요법군의 ORR은 20.7%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요법을 이용한 이중 면역 차단요법이 면역 억제를 극복해 면역 반응을 회복하고 강화할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티라골루맙+티쎈트릭 병용요법은 티쎈트릭 단독요법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ORR의 개선을 가져오지 못했음에도, 재발성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매력적인 치료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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