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키트루다+비보스톨리맙 후보물질 MK-7684A 연구 실패 
로슈 TIGIT 억제제 티라골루맙 연구 실패 이은 흑역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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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TIGIT 억제제 관련 연구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TIGIT 억제제는 T세포의 공격을 중지시켜 체내 면역 체계를 회피하도록 암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수용체를 억제, 세포 기능을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이다.

지난해 로슈 TIGIT 억제제 신약 후보물질 티라골루맙이 폐암 영역에서 연구에 실패한 데 이어 최근에는 MSD가 개발 중인 비보스톨리맙도 실패를 경험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TIGIT 억제제에 거는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키트루다에 TIGIT 더했더니...결국 '실패'

최근 MSD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개발 중인 TIGIT 억제제 비보스톨리맙을 조합한 MK-7684A가 비소세포폐암 분야 연구에서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비보스톨리맙은 TIGIT 수용체가 CD112, CD155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 종양 미세 환경에서 항종양 활성을 회복시키는 기전의 약물이다.

현재 MSD는 약 4000명의 다양한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MK-7684A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KeyVibe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임상3상 KeyVibe-003 연구는 PD-L1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MK-7684A와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평가하는 연구다.

임상3상 KeyVibe-006 연구는 3기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MK-7684A, MK-7684A+화학방사선요법, 임핀지(더발루맙)+화학방사선요법을 평가한다.

또 KeyVibe-007 연구는 전이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과 항암화학요법+MK-7684A를 비교 평가하며, KeyVibe-008 연구는 광범위 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화학요법+MK-7684A와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 단독요법을 평가한다.

폐암 이외에 KeyVibe-010연구는 절제술을 받은 고위험 2~4기 흑색종 환자 대상 MK-7684A와 키트루다를 비교한다.

이 가운데 탑라인 결과가 공개된 임상2상 KeyVibe-002 연구는 면역요법 및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았지만 질병이 진행된 전이성 NSCLC 환자 2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부분맹검 연구다.

이 연구는 총 3개 투약군으로 구성됐다. 오픈라벨 연구는 MK-7684A를 3주마다 정맥투여한 군, 맹검연구는 MK-7684A와 도세탁셀을 병용한 군, 마지막으로 위약 맹검연구는 위약과 도세탁셀을 투여한 군이다.

이번에 공개된 탑라인은 오픈라벨 연구 탑라인 결과다.

MSD 발표에 따르면 MK-7684A는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무진행생존(PFS)에서 면역요법 및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특히 MK-7684A는 도세탁셀 투여에 비해 효과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차 목표점인 전체생존(OS), 객관적반응률(ORR)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MSD는 비보스톨리맙의 개발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로슈에 이어 MSD도 실패...불신 커지는 TIGIT 억제제

전 세계 글로벌 제약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TIGIT 억제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불신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로슈와 MSD를 비롯해 길리어드, GSK 등 빅파마는 TIGIT 억제제 개발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로슈가 개발 중인 TIGIT 억제제 티라골루맙은 폐암 관련 임상연구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우선 광범위 병기 소세포폐암(ES-SCLC) 환자 대상 임상3상 SKYRAPER-02 연구 결과, 티라골루맙+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 조합은 1차 목표점인 뇌 전이 없는 환자의 OS와 PFS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했다.

중간분석 결과였지만, 로슈는 최종 분석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연구를 중단했다.

티라골루맙은 비소세포폐암에서도 임상적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임상3상 SKYRAPER-01 연구는 PD-L1 발현율이 높은 국소진행성,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티라골루맙+티쎈트릭 투여군과 티쎈트릭 단독투여군에 무작위 배정해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티라골루맙 투여군은 1차 목표점은 PFS와 OS를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TIGIT 억제제는 PD-1/PD-L1 계열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에 비해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향후 획기적인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TIGIT 억제제에 대한 회의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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