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감염학회, 대상포진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 개정
50세 이상 성인에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접종 우선 권고..."예방 효과 유지"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 권고 유지...1회 접종·가격 고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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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GSK 대상포진백신 싱그릭스가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전면에 배치됐다.

최근 대한감염학회는 대상포진백신 접종 가이드라인을 개정, 발표했다. 

핵심은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RZV)이 가이드라인에 처음 등장했다는 점이다. 국내 출시된 RZV는 GSK 싱그릭스가 유일하다.

특히 MSD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등 대상포진 생백신(ZVL)보다 우선권고 됐다는 부분이다.

 

"ZVL, 접종 10년 후 유효성 추정치 유의하지 않은 수준"

가이드라인 개정 배경에는 기존에 국내서 사용돼 왔던 ZVL의 효과 덕분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ZVL인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가 사용돼왔다.

ZEST 연구와 Shingles Prevention 연구에 따르면 50~59세에서 69.8%, 60~69세에서 64%, 70세 이상에서 38%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를 보였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및 질병부담 감소 효과도 있었다.

이 때문에 학회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에게 ZVL 접종을 권고했고, 50~59세 성인에게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피접종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ZVL은 접종 후 9~11년이 지나면 유효성 추정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 게다가 ZVL은 생백신이라는 특성상 중증 면역저하자에게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도 RZV 싱그릭스가 등장했다. 싱그릭스는 임상3상 ZOE-50, ZOE-70 연구에서 50~59세 96.6%, 60~69세 97.4%, 70세 이상 91.3%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2차 접종 후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도 2차 접종 1개월 후부터 10년까지 89%의 예방 효과를 보이면서, 백신의 유효성 감소 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전에 ZVL 접종 후 5년이 경과한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RZV 접종 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ZVL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면역반응은 유사하게 나타났고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평가된 이상반응 혹은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권고 사항 변화를 이끌어 냈다. ACIP는 2018년 50세 이상 성인에게 ZVL 대비 RZV를 우선 접종하도록 권고했고, 이전에 ZVL 접종 이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RZV를 우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2021년에는 18세 이상 중증 면역저하자에게 RZV 접종을 권고하는 내용의 지침을 추가로 제시했다.

실제 면역저하자를 대상 RZV의 효과와 안전성을 추가적으로 검토한 결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사람에게서 68.2%, 혈액암 환자 87.2%, 잠재력 면역매개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90.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감염학회, RZV 우선 권고..."국내서도 유사한 예방 효과 예상"

이에 학회도 대상포진 백신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학회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 시 예방 효과와 효과 지속기간을 고려, RZV를 ZVL보다 우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그 배경은 임상3상 ZOE-50, ZOE-70 연구에 참여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후분석 결과다.

분석 결과, RZV의 예방효과는 95.6%로 집계, 연구 참여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이상반응 분석에서도 아시아인에서 이상반응 발생 양상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학회는  "50세 이상에서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인구집단에서도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판단해 볼 수 있다"며 "RZV는 ZVL에 비해 보다 나은 장기 예방 효과를 보이기에 50~59세 성인에게 접종을 권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18세 이상 중증 면역저하자에게도 RZV 접종을 권고했다.

조혈모세포이식, 고형암, 혈액암, 장기이식 등으로 중증 면역저하가 있는 환자는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해 예방 접종 필요성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ZVL만 허가된 상태라 백신 접종을 권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RZV는 불활화 백신인 만큼 중증 면역저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

학회는 "ZOE-50, ZOE-70 연구 결과를 볼 때 국내 중증 면역저하자에게도 RZV의 예방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18세 이상 중증 면역저하자에게 RZV 접종을 권고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ZVL을 접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이드라인 안에서 ZVL의 권고는 유지했다. 

학회는 "ZVL은 생백신인 만큼 1회 접종이 가능하고, RZV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며 "접종 후 반응원성 이상반응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유용한 백신으로 판단, 선택권 보장 측면에서 접종 권고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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