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부회장, 정부 아동병원 별도 트랙 정책 지원 필요 강조
아동병원 80% 중증응급 환아 진료…소아의료 대란 유일 대책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더 이상 사명감만으로 지속가능한 소아 환아를 살릴 수 없어 아동병원에 총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24일 '아동병원협회 회원병원 90곳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아동병원 대표원장 설문조사'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최용재 부회장에 따르면, 아동병원협회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전국 117곳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를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곳 중 8곳은 중증 응급환자 진료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아동병원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응급실 뺑뺑이 예방에 기여하고 있고, 소아청소년 진료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 부회장은 "당면한 한국 소아 보건 위기 대책의 일환으로 아동병원을 제도권 내 소아 응급 의료 체계에 편입시켜야 하는 당위성과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KTAS 설문조사는 전국 90개 아동병원 대표원장이 직접 참여해 답변한 것으로 아동병원에서의 소아청소년 응급 진료 현황 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최 부회장은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KTAS 3등급 응급환자 직접 진료가 가능하다고 답한 아동병원은 81.0%(73곳)으로 매우 높았으며, 19.0%(17곳)만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또, 준응급 및 비응급인 4 ·5등급 환자의 경우는 직접 치료 가능 비율이 각각 77.0%(69곳)와 88.0%(79곳)였으며, 다른 병원으로 전원은 각각 22.0%(20곳)와 11.0%(10곳)이었다.

중증 응급환자로 분류되는 2등급도 51.0%(46곳)가 직접 치료가 가능해 전원 17.0%(15곳)보다 훨씬 높았다.

진료시간에만 가능하다는 응답 18.0%(16곳)까지 포함할 경우 중증 응급환자 진료 의향 비율은 69.0%까지 상승한다.

 소생이 필요한 1등급 중증 응급환자도 절반 정도의 아동병원이 환자를 직접 진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 환자의 경우 아동병원이 직접 진료 가능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49.0%(44곳)으로 전원 51.0%(46곳)보다 조금 낮을 뿐이었다.
 

아동병원, 소아 응급환자 골든타임 내 진료 가능 

최 부회장은 "응급의학과에서도 환자를 받은 후 직접 처치하는 배후 진료과에서 진료하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아동병원이 소아청소년 응급환자 진료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 등이 소아 방문조차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는 아동병원이 응급 소아 환자를 직접 치료 가능하다는 것은 소아 환자 특성상 1시간 이내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에 큰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즉, 소아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최용재 부회장은 정부 당국이 전국 117개 아동병원의 소아 응급 환자 진료에 대한 강점을 인식하고, 아동병원협회와 논의 통해 약점을 보완하는 제도 설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소아청소년 응급실 뺑뺑이를 미연에 방지해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소아 응급 진료 방어선 구축의 현실적 대안

최 부회장은 "사회적 이유로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의료 체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제2, 제3 소아 응급 진료 방어선으로 아동병원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아동병원을 제도적으로 포함하는 소아 응급 의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동병원은 대부분 고열, 열성경련, 호흡곤란, 중증탈수 등 위중증 응급상황에 해당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무엇보다 야간 및 휴일에 내원하는 다수의 경증 및 중증 환자에게 적합한 진료를 제공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진료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최용재 부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소아재활전문병원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 재활전문병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며 "그런 사례에 따라 아동병원도 특정한 기준을 만들어 소아전문병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이어, "일반병원의 이비인후과에서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것과 아동병원이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수가에는 차이가 없다"며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은 위중한 상황인데, 정부는 심각성을 못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명감만으로 지속가능하게 소아 환아를 살릴 수 없다"며 "아동병원이 지속가능하게 필수의료인 소아청소년들을 살릴 수 있도록 별도의 트랙을 통해 정책적 지원을 하고, 총알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TAS는 단순히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의 진료 순서를 정하기 위한 목적 이외 병원 전 단계를 아울러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개혁하기 위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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