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전담병원 추가 신청 받아...인천·강원 등 확충 전망
가와사키병, 폐렴 등 비코로나 환자 치료권도 보장해야
당초 명단 공개 안했다가 아동병협 내부 투표 후 공개 결정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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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코로나19(COVID-19) 소아 환자의 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을 지정한 가운데, 아동병원계에서는 감염우려 해소 및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입원이 아닌 소아 외래 대면진료만 담당하는 외래진료센터도 확충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비코로나 소아환자의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 외래 진료만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대한아동병원협회와 협의를 거쳐 4일 기준 코로나19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28개소(병상수 1442개)를 신규 지정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 중인 아동병원을 중심으로 지정했고, 동선분리 등을 통해 비코로나 소아 환자도 안전하게 진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에서는 주말에도 소아 확진자의 대면진료와 입원이 가능하다.

앞서 아동병원협회는 아동병원 일반병상을 이용해 준응급(urgency) 환자를 치료하고, 소아환자의 대면진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중 대면진료 44개소, 서울에는 7곳

"소아청소년 코로나 환자, 외래에서도 충분히 케어 가능"

재택치료 외래진료센터 중 소아 대면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44개소다. 4일 기준 서울 7곳, 인천 7곳, 경기 3곳, 부산 2곳, 강원 5곳 등이 소아 대면진료에 참여한다.

서울에서 대면진료에 참여하는 모 아동병원은 비코로나 환자 치료, 병상 확보 어려움 등으로 대면진료만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와사키병, 요로감염, 폐렴 등 비코로나 소아 환자도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입원치료에도 참여하고 싶지만 열이 나고 빠른 치료가 필요한 비코로나 아이들이 오히려 치료를 못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코로나 환자는 중증으로 바로 가지 않아 외래에서도 충분히 케어할 수 있다. 외래치료라도 참여해 아이들을 치료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비코로나 환자의 동선분리가 쉽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들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하기 힘들다. 동선분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고 진료시간도 조정하도록 이제 막 세팅한 단계"라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의료기관의 업무 과부하 및 초기 혼란 등을 고려해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각 시·도, 보건소 및 병상 배정반과 공유했다.

그러나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명단을 공개하고, 보건소를 거치지 않고 보호자가 직접 예약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는 아동병원협회가 내부 투표를 거쳐 병원 명단을 공개하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병원장 등이 참여한 투표 결과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기준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은 총 28개소이며 서울과 인천, 강원, 제주 등은 아직 거점병원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번주 중으로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추가 신청을 받아 공개할 예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도는 강원대병원 아동병원에서 지정 신청이 들어왔으며, 인천은 다음주 중 2개 의료기관이 지정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참여 병원을 아직 물색 중이다.

 

감염 우려로 거점병원 참여 반대도...격리 후 대체인력도 필요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참여에 대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우려 및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병원협회 관계자는 "병원은 코로나 환자를 맞닥뜨려야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근무 직원들이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을 설득하면서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타 진료과와 달리 아동병원은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진료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소아 환자가 많고, 소아 특성상 가만히 진료받지 않고 악을 쓰기도 한다"며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진료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 환자가 한번 내원하면 그만큼 위험도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며 의료진 감염도 증가하고 있다. 각 병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의료진이 감염될 경우 최대 7일 격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의료진을 격리하게 되면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에 인적자원 보충도 건의하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 수급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은 음압시설, 동선분리 등이 필수 조건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동선분리보다는 철저한 마스크 착용 등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아동병원계는 각 의료기관이 비코로나 환자가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거점전담병원 및 외래진료센터가 대폭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서서히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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