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발맞춰 떠나는 빅파마...머크 라게브리오 유럽서 철수
셀트리온∙한미약품, 라게브리오 제네릭 라이선스 계약 해지
승인 기다리는 일동제약∙현대바이오...임상2상 완료한 샤페론, ‘양수집병’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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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며 제약업계가 관련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국내사의 포지셔닝이 애매해진 모양새다. 

최근 머크는 유럽연합(EU)에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의 허가 신청을 자친 철회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자문위원회가 이 치료제의 정식 허가를 권고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도 라게브리오의 제네릭을 생산하기 위해 맺은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 올해 초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한 한미약품에 이어 두번째다. 

이에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들의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감염병 재창궐 시 국산 치료제가 필요해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 치료제 상용화 앞뒀지만...엔데믹이 '악영향'

정부 기관의 허가를 기다리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일동제약 조코바(엔시트렐비르), 현대바이오 제프티다.  

조코바는 일본 시오노기 제약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로, 국내 임상은 일동제약이 담당해 판권도 갖고 있다.  

원개발사 시오노기는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다국가 임상3상을 통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다섯가지 증상인 코 막힘, 인후통, 기침, 발열, 피로감 증상 개선과 체내 바이러스 수치 감소 효과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 같은 임상 결과로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조코바가 긴급사용승인 됐지만, 국내에서는 승인이 불발됐다. 이에 일동제약은 식약처에 정식 허가를 제출해 국내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바이오 제프티는 질병관리청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제프티 임상2상 결과 자료를 지난 4월 질병청에 제출한 상태다. 현대바이오는 임상2상에서 제프티가 코로나19 증상 개선 시간을 위약군 대비 4일 단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복용 후 16시간 만에 위약군은 4.1%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한 반면 제프티군은 56.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페론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누세핀의 임상2상을 공개했다. 임상은 한국과 불가리아·보스니아·북마케도니아·세르비아에서 코로나19 폐렴 환자 1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누세핀 주사제가 임상 프로토콜을 준수한 분석군(PP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1차 목표점 차이를 얻었다고 전했다.

세 회사는 모두 임상 결과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안정된 상황이어서 치료제에 대한 정부 측 필요성은 대폭 낮아진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선점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니프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와 라게브리오가 있을 뿐더러, 이들 회사 역시 관련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새로운 캐시카우로 주목받았지만, 앤데믹 전환 이후 확진자가 줄어들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공급이 원할해지면서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개발을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동제약은 정식허가를, 현대바이오는 긴급사용을 기다리고 있을 뿐더러, 샤페론은 임상2상을 완료했고 신풍제약 피라맥스(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는 내달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적응증 확대도 고려하는 회사도 나타났다. 

샤페론은 개발중인 누세핀을 코로나19 치료제 외에도 향후 인플루엔자나 독감 등 다양한 폐렴 증상으로의 적응증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들이 상용화전부터 힘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치료제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치료제나 백신 확보에 애를 먹었던만큼 국산 치료제를 개발해 놔야 차후 재유행시 자국민에게 선제적으로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및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졌지만, 재유행을 배제할 수 없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확보는 중요하다”며 “정부가 외쳤던 백신, 치료제 주권 확보에 맞게 국내 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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