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아·태 간암 전문가 모임(APPLE) 6~8일 서울서 열려
간암 치료성적 개선 위한 연구 필요…치료제 급여 문제도 개선해야

▲아시아·태평양 간암 전문가 모임(APPLE)은 6~8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제13회 APPLE 학술대회를 기념해 7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아시아·태평양 간암 전문가 모임(APPLE)은 6~8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제13회 APPLE 학술대회를 기념해 7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치료가 어려웠던 간암 환자를 위한 치료 무기가 많아지고 있지만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여전해 이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구 측면에서는 간암 치료성적을 더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정책 측면에서는 치료제 급여 관련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간암 전문가 모임(APPLE)은 6~8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제13회 APPLE 학술대회를 기념해 7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치료 개선 위해 '바이오마커 발굴'·'선제적 치료 효과' 연구 제안

▲APPLE 최준일 홍보위원장.
▲APPLE 최준일 홍보위원장.

대한간암학회 최종영 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사망률이 2번째로 높은 암종"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간암 치료성적을 개선하기 위해 바이오마커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APPLE 최준일 홍보위원장(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간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바이오마커가 불명확하다. 예로 유방암은 특정 유전자가 있다면 먼저 사용해야 할 항암제가 정립됐지만 간암은 그렇지 않다"며 "간암은 단일암이라기보단, 다양한 암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라 바이오마커 확인이 더 어렵다. 향후 관련 연구가 진행된다면 간암 치료성적을 더 좋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PPLE 고광철 공동 조직위원장.
▲APPLE 고광철 공동 조직위원장.

간암 치료성적 개선을 위해 간암 발생 전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일찍 간암 치료를 시작할지에 대한 연구도 제시됐다. 이 같은 관심에 따라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선제적으로 간암을 치료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모의실험(simulation)한 결과가 소개됐다.

APPLE 고광철 공동 조직위원장(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은 "전 세계 B형간염 환자 중 항바이러스제에 적응된 사람은 20%에 불과하다. 그래서 치료 범위를 확장해 아직은 간암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환자까지 선제적으로 치료하면 간암 위험이 최소 절반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며 "다만 좋은 결과가 예상될지라도 여기에는 '치료가 잘 진행된다면'이라는 가정이 붙는다. 실제 임상에서도 기대만큼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하며, 현재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한된 면역항암제 급여 적용 기간

중단 시 재발 사례 분석해야

치료제 사용에 대한 미충족 수요도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간암 환자에게 C형간염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꼽혔다.

▲APPLE 김강모 학술위원장.
▲APPLE 김강모 학술위원장.

APPLE 김강모 학술위원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C형간염은 치료제를 투약하면 완치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C형간염 치료제의 부작용이 많고 고비용이라 간암 환자에게 C형간염 치료제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먹는 약이 도입됐고 2~3달 투약하면 완치율이 95%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아직 간암 환자에게 C형간염이 있어도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적 문제가 있겠지만 정부가 새로운 변화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면역항암제 급여 적용 기간이 제한됐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에서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제품명 티쎈트릭)과 베바시주맙(아바스틴)은 최대 2년까지 급여가 인정된다.

대한간학회 김형준 보험이사(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문제는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2년까지만 급여가 인정되는 것"이라며 "2년 이상 급여가 적용되도록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대다수 면역항암제가 다른 고형암에서도 2년 이상 치료경험이 없어 급여 개선에 어려움이 있다. 면역항암제 투약 후 중단한 환자 중 재발 사례를 모으고, 계속 투약한 환자군과 중단한 환자군을 비교한 연구가 발표돼야 이 같은 급여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간암 진료 관련 중요한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먼저 간암으로 간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진행했을 때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간암 1차 치료제로 승인한 트레멜리무맙과 더발루맙 병용요법의 장기 추적관찰한 결과, 기존 치료법 대비 사망 위험을 2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간암 진단을 위한 MRI 촬영 시 간세포특이 MRI 조영제를 사용하는 경우 전형적인 간세포암 진단능이 유의미하게 우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 환자에서 B형간염 항원이 소실된 이후 간암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15년 이내 간암 발생 확률은 6.8%였으며 남성, 60세 이상, 기존에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 위험이 높다고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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