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팀, 2008~2014년 전국 간암등록사업 데이터 분석
간암 진단 평균 나이 59.6세…간암 병기 초기 환자 '21%'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권민정, 장소이 학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치료받지 않은 국내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 중간값은 3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은 2008~2014년 전국 간암등록사업에 참여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간암이 진행된 환자의 의료 임상 정보를 활용해 생존과 예후를 분석, 국내 다기관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대규모 첫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연구에서는 간암 환자 치료계획 및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 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 및 예후와 관련 있는 인자들을 집중 분석했다. 간암 치료는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나이는 59.6세였고,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불과 3개월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병의 진단 날짜부터 병 진단을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간의 길이로, 100명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은 치료받은 환자군에 비해 고령이고, 종양 정도가 더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받지 않은 환자 11.7%인 123명은 간암 병기(BCLC stage)가 0/A기로 매우 초기이고, 9.2%인 96명 역시 B병기로 초기에 해당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간세포암의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BCLC stage(종양 병기 평가지표) △MELD score(간 기능 평가 지표) △혈중 AFP 농도(간세포암 표지자)로 확인됐다. 특히 △진행한 BCLC stage(stage D) △높은 MELD score(10점 이상) △높은 혈중 AFP 농도(1000ng/mL 이상)가 불량한 예후와 관련있었다. 

성필수 교수는 "환자의 임상 정보를 담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를 이용한 간암 자연경과 연구로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 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면역복합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도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등재돼 진료비 부담은 줄어들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면서 "간암을 진단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가톨릭의대 재학생이 간 치료 분야 권위자 교수 지도하에 2년간 제1저자로 진행한 연구로 '가톨릭의대 학생연구 프로그램'의 의미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와 서울성모병원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 3월호에 게재됐고, 출판에 앞서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에서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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