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불법개설기관 가담자 현황 발표
한방병원 25개소(41.7%)로 가장 많고 요양병원 21개소(35.0%), 병원 11개소(18.3%) 순으로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불법개설 가담자 일부는 형사처벌 이후 신규개설기관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비율은 전체 가담자 중 11.9%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법개설기관 가담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미 불법으로 적발된 가담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이후에도 신규개설 기관을 설립해 재진입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의료법 제33조의2(의료기관개설위원회 설치 등) 규정이 시행된 이후 2020년 9월~2022년 8월간 병원급 이상 신규개설 의료기관은 506개소, 그 중 기 가담자(72명)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은 60개소로 재진입 비율은 11.9%였다.

기 가담자가 근무하는 60개 기관의 종별 점유율은 한방병원이 25개소(41.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요양병원이 21개소(35.0%), 병원이 11개소(18.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개설기관이 많은 종별일수록 재가담자의 진입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 점유율을 보면 경기 20개소(33.3%), 광주 11개소(18.4%), 인천 6개소(10.0%) 순이며 이는 60개 기관의 종별 점유율과 그간 시·도별 불법개설로 적발된 종별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 가담자 전체 2255명 중 72명이 신규개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있으며, 그 중 의료인이 41명(의사 40명, 약사 1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비의료인도 31명(43.1%)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과거 2회 이상 적발된 재진입자 22명 가운데 비의료인은 15명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의료인 41명은 과거 명의 대여자나 사무장으로 불법개설기관에 가담했던 자들로 신규개설 기관에서 10명은 개설자로, 31명은 봉직의, 봉직약사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9월 이후부터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 할 때는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개설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돼 있다.

다만 위원회의 위원 모두 의료인과 의료기관 단체 회원으로만 구성돼 있고, 신규 개설 기관의 개설자 및 직원의 과거 이력에 관련된 정보는 공단만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심의과정에서 불법개설 기관임을 사전에 가려내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불법개설기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의료기관개설위원회에 건보공단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법안이 2021년 1월 발의됐으나 현재 보건복지위원회에 여전히 계류 중인 가운데 가담자의 불법개설기관 진입을 선제적으로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단은 자체적으로 기 가담자의 신규개설 기관 진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2020년 9월~2022년 8월 동안 신규개설 의료기관(병원급 이상) 중 기 가담자가 근무하는 16개소를 조사한 결과 13개소(81.2%)가 불법개설기관 혐의가 있어 수사의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수사의뢰 및 준비 중에 있는 13개소에 재진입한 기 가담자들의 과거 불법개설 기관의 총 적발금액은 약 783억원이며, 미납금액이 약 714억 원(91.2%)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불법개설 기관에 진입하는 것은 부의 축적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공단 자체 분석 결과 2022년 12월 기준 전체 요양기관 9만 6775개소 중 602개소(0.6%) 기관에 631명의 기가담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공단은 불법개설 재가담 의심기관을 추적 관리해 행정조사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불법개설 기 가담자의 기관 간 이동내역을 정기적으로 분석하되, 재가담 확률이 높은 요양기관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행정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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