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2a 결과, 지방간함량(LFC) 72.7% 감소로 오젬픽 대비 높은 효과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3)서 임상2a상 결과 발표 예정
한미 기술수출 후보물질…FDA 패스트트랙 지정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임상2상에서 노보노디스크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티드)' 효과를 앞서는 결과를 얻었다. 

21~24일 개최되는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3)에 앞서 공개된 초록에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2a상 연구 결과가 포함됐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현재 NASH 치료제로 승인받은 치료제는 없다. 그러나 오젬픽은 심혈관 혜택으로 NASH 개선에 효과가 있어, 2형 당뇨병 또는 비만한 NASH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연구는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를 대상으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오젬픽이 지방간함량(LFC)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평가했다.

연구에는 BMI 25~50kg/m²인 18~70세 NAFLD 환자가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안정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2형 당뇨병이 없거나 식사와 안정적 용량의 메트포르민으로 당화혈색소(A1C) 8.5% 이하를 유지하는 2형 당뇨병 환자였다.

4주의 스크리닝 기간 동안 환자들의 LFC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 양자밀도 지방비율(MRI-PDFF)을 측정했다. LFC가 10% 이상인 환자가 24주간 에피노페그듀타이드 10mg 혹은 오젬픽 1mg 투여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LFC 감소 효과 72.7% vs  42.3%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등록 당시 참가자 145명의 평균 BMI는 34.3kg/m², 평균 LFC는 20.3%였다. 

연구 결과,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의 LFC 감소 효과가 오젬픽군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났다.

등록 당시 대비 24주차 LFC 최소제곱 평균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에서 72.7%(95% CI 66.8~78.7), 오젬픽군에서 42.3%(95% CI 36.5~48.1) 감소했다. 

LFC의 상대적 감소 중앙값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83.8%, 오젬픽군이 44.4%였다. 

LFC의 상대적 감소율이 30%, 50%, 70% 이상인 비율도 오젬픽군은 67.1%, 43.8%, 12.3%인 반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81.9%, 77.8%, 70.8%를 기록해 더 높았다. 

두 군 모두 24주차 체중의 최소제곱 평균이 감소했다(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 8.5% vs 오젬픽군 7.1%).

체중 감소 범위에 따른 LFC의 상대적 감소도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더 컸다. 

기준선 대비 24주차의 체중 감소가 5% 이상, 5% 초과 10% 이하, 10% 초과인 경우 LFC 감소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각각 52.4%, 76.6%, 86.2%, 오젬픽군이 13.4%, 39.6%, 64.2%였다. 

투여 중단을 초래하는 부작용이나 심각한 부작용, 약물 관련 부작용 발생률은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Manuel Romero Gomez 박사는 "NAFLD 환자 대상 연구에서 매주 에피노페그듀타이드 10mg을 사용한 치료가 세마글루티드 1mg을 사용한 것보다 LFC를 더 크게 감소시켰다"며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NASH 환자를 위한 효과적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얀센 반환 후보물질…기사회생 할까

한편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미약품이 2020년에 MSD에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JNJ-64565111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12월 얀센에 JNJ-64565111를 비만당뇨 치료제로 기술수출했으나, 2019년 얀센이 권리를 반환했다. 그러나 1년 만인 2020년에 MSD에 NASH 치료제 용도로 다시 기술수출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패스스트랙 지정은 중증질환 치료제 등 중요 신약을 환자에게 조기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절차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EASL에서 공개될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a상 결과와 FDA의 패스트트랙 지정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MSD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