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얀센·MSD 등 글로벌 제약사, 신약 개발 포기 선언
상용화 유력 레스메티롬 유일..."환자 맞춤형 연구 시도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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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 개발이 또 다시 '높은 벽'을 실감했다.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던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이어 개발을 포기하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업계는 NASH가 다양한 특성을 가진 만큼 환자 맞춤형 연구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릴리·얀센·MSD, 모두 신약개발 포기

최근 릴리, 얀센, MSD 등 글로벌 제약사는 NASH 신약 개발을 포기했다.

우선 릴리는 지난 2월 임상1상 단계의 케토헥소키나제(KHK) 억제제 계열 NASH 신약 후보물질 LY3522348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개발 중단을 선언했던 LY3478045에 이어 두 번째다.

릴리는 LY3522348 개발의 직접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에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릴리 파이프라인에는 더 이상 KHK 억제제는 남아있지 않게 됐다.

릴리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LY3522348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1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연구는 2021년 종료됐지만, 구체적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KHK 억제제 LY3522348은 프룩토오스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효소인 KHK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릴리에 이어 얀센도 개발 중이던 NASH 치료제 ARO-PNPLA3의 권리를 원개발사인 애로우헤드에 반환했다.

ARO-PNPLA3는 애로우헤드의 플랫폼 TRiM을 이용해 개발 중인 NASH 치료 후보물질로, 간에서 PNPLA3 발현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된 RNA 간섭(RNAi) 치료제다.

PNPLA3 유전자는 간 지방증, 지방간염, 혈장 간 효소 수치 상승, 간 섬유화, 간경화의 위험요소로 알려진다. 다만, 향후 임상연구는 애로우헤드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임상1상에서 ARO-PNPLA3은 I148M 돌연변이 환자에서 최대 40%까지 용량 의존적으로 평균 간 지방을 줄였다. 

또 긴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트리글리세라이드 또는 LDL-콜레스테를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으로,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치료 또는 연구 중단으로 이어진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MSD도 NASH 치료제 MK-3655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MK-3655 원개발사인 엔지엠바이오는 MK-3655의 임상2b상이 조기 중단, 협업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MK-3655는 FGFR1c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β-Klotho에 결합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성공 유력한 레즈메티롬...후발주자 암젠·AZ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NASH 신약 개발을 포기하면서 빅파마의 남은 NASH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1상 단계인 암젠 AMG609, 아스트라제네카 AZD2693 정도다.

이런 가운데 메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레즈메티롬이 가장 유력한 상용화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레즈메티롬은 지난해 12월 임상3상 MAESTRO-NASH 연구에서 긍정적인 효능과 안전성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레즈메티롬은 직접 작용 선택적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THR)β작용제다.

MAESTRO-NASH 연구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레즈메티롬은 위약 투여군 대비 NASH 개선·관해와 NASH 활성점수(NAS)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연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보면, 1차 목표점인 NASH 개선·관해 및 NAS 2점 이상 감소 비율은 레즈메티롬 80mg 투여군이 26%, 100mg 투여군이 30%로 집계됐다(각 P<0.0001). 반면, 위약군은 10%에 불과했다.

또 다른 1차 목표점인 NAS 악화가 없으면서 간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된 환자 비율은 레스메티롬 80mg 투여군이 24%(P=0.0002), 100mg 투여군이 26%(P>0.0001)로 집계됐다. 위약군은 14%에 불과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인 LDL-C 수치도 레즈메티롬 투여군이 우수했다.

레즈메티롬 80mg 투여군의 치료 24주차 LDL-C 감소율은 12%, 100mg 투여군은 16%에 달했다(각 P<0.0001). 이와 달리 위약군은 LDL-C 수치가 1% 증가했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빈도는 레즈메티롬 80mg 투여군이 11.8%, 100mg 투여군 12.7%, 위약군 12.1%로 집계, 치료군 전체적으로 유사했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연구를 중단한 환자 비율은 레즈메티롬 80mg 투여군이 2.8%, 100mg 투여군이 7.7%, 위약군이 3.7%였다.

업계는 NASH 치료 신약개발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환자 맞춤형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NASH를 비롯해 비알코올성지방간(NAFLD) 관련 신약 개발 연구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환자가 섞여 있는 상황"이라며 "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를 디자인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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