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 비교 임상2상 결과, 간섬유증·NASH 해소 등 개선 실패
간섬유증 개선 비율, 위고비군 11% vs 위약군 29%…의미 있는 차이 없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과 비만에 이어 비알코올 지방간염(NASH)으로 적응증을 넓히고자 했던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 목표는 꿈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NASH 환자 대상 임상2상 결과, 위고비는 위약 대비 간섬유증 또는 NASH 해소 등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3월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NASH 해소 비율, 위고비군 34% vs 위약군 21%

두 군 간 차이 유의하지 않아

2020년 발표된 간섬유증 2기 또는 3기 동반 NASH 환자 대상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72주 동안 NASH 해소 등을 개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학계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를 NASH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이를 토대로 진행된 이번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2상 연구에는 2019년 6월~2021년 4월 미국 및 유럽 38개 의료기관에서 간생검을 통해 NASH가 확인되고 체질량지수(BMI)가 27kg/㎡ 이상인 성인 환자 71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59.5세, 평균 BMI는 34.9kg/㎡였다. 여성이 69%(49명)를 차지했고 75%(53명)가 당뇨병을 동반했다. 

전체 환자군은 주 1회 위고비 피하주사군(위고비군, 47명)과 위약군(24명)에 2:1 무작위 배정됐다. 치료의향(ITT)분석으로 평가한 1차 목표점은 생검으로 확인한 48주 후 NASH 악화 없이 간섬유증이 한 단계 이상 개선된 비율로 정의했다. 안전성은 1회 이상 약물을 투약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1차 목표점 비율은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48주 후 NASH 악화 없이 간섬유증이 한 단계 이상 개선된 비율은 위고비군 11%(5명), 위약군 29%(7명)였고, 그 가능성은 위고비군이 72%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의미 있지 않았다(OR 0.28; 95% CI 0.06~1.14; P=0.087).

NASH가 해소(resolution)된 비율은 위고비군 34%(16명), 위약군 5명(21%)으로 양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OR 1.97; 95% CI 0.56~7.91; P=0.29).

NASH 해소와 간섬유증 개선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한 비율도 위고비군 6%(3명), 위약군 13%(3명)로 두 군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OR 0.48; 95% CI 0.06~3.91; P=0.4).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고비군 89%(42명), 위약군 79%(19명),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 13%(6명)와 8%(2명)로 양 군이 비슷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위고비군 45% vs 위약군 17%), 설사(19% vs 8%), 구토(17% vs 없음) 등이었다. 간 및 신장 기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비보상성 사건 또는 사망 사례는 없었다. 

간지방증·간 효소 등 수치, 위고비군 유의하게 개선

다만 위고비군은 △간지방증 △간지방 부피 △Pro-C3 등과 간 효소인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T)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 등 수치가 위약군보다 의미 있게 개선됐다.

체중은 위고비군이 8.83% 줄어든 반면 위약군은 0.09% 감소에 그쳤다. BMI, 허리둘레, 중성지방, VLDL-콜레스테롤 등도 위고비군에서 유의하게 낮았지만, 총 콜레스테롤과 혈압 등은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화혈색소는 위고비군에서만 감소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Rohit Loomba 교수는 "위고비는 조직학적 간섬유증 개선에 성공하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위고비가 심장대사 위험요인, 간 효소, 간지방증, 섬유증의 비침습적 바이오마커 등 임상적으로 중요한 다른 요인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병적 비만과 2형 당뇨병을 동반한 보상성 간경변 환자에게 당뇨병 치료를 위한 GLP-1 제제가 내약성이 좋고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이들 환자군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