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AACE, 비만 낙인·편견 대한 '진단과 관리 및 중증도 결정요인' 성명 발표
체중 편견·낙인, 비만 환자 삶의 질 악화시켜…치료에도 악영향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비만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를 대상으로 비만에 대한 편견과 낙인 등을 확인하도록 제안했다.

체중 편견과 낙인이 비만 환자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치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기존 성명에서 비만을 '지방증 기반 만성질환(adiposity-based chronic disease, ABCD)'으로 새롭게 정의한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AACE는 '비만/ABCD 진단 및 관리에 대한 낙인·편견 그리고 질병 중증도 결정요인으로서 편견·낙인찍기' 성명을 4~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AACE 연례학술대회(AACE 2023)에서 공개했다. 성명은 발표와 동시에 Endocrine Practice 5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비만'과 차별화된 진단명 필요

▲미국임상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AACE 2023) 전경. AACE 페이스북 발췌.
▲미국임상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AACE 2023) 전경. AACE 페이스북 발췌.

AACE는 지난 2016년 비만 진단명을 'ABCD'로 새롭게 정의한 바 있다. 

기존에는 비만을 체중, 체질량지수(BMI) 위주로 논의했으나 이는 다양한 임상적 특징을 포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즉, 진단 시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비만'과 차별화된 진단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정의는 이번 성명에도 변함없이 담겼다. AACE는 체중을 넘어 합병증 위험도를 모두 보여주기 위해 비만 진단명을 'ABCD'로 사용하겠다고 명시했다. 

그리고 비만 분류는 인종 특이적 BMI 범위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BMI 전반에 걸쳐 명명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편견·낙인 고려한 ABCD 중증도 척도 '1~3단계' 제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AACE가 이번 성명을 통해 강조한 것은 체중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다. 체중 낙인과 내재적 체중 편견은 ABCD 합병증 일부이면서 환자의 삶의 질과 ABCD 중증도를 악화시키고 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명에서 정의한 체중 편견은 과체중 관련 부정적 관념(ideologies)이다. 체중 낙인은 체중과 체격으로 인해 개인을 차별하는 생각과 행동이면서 체중 편견의 결과라고 정의했다. 

내재적 체중 편견은 본인에게 체중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편견)을 적용하고 본인을 평가절하하는 경우로 명시했다. 암묵적 체중 편견은 개인의 인식과 통제를 벗어나 비만한 사람을 향한 무의식적 편견이 있거나 신념 또는 태도를 가진 경우로, 명백한 체중 편견은 비만한 사람에 대해 편견이 있고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내재적 체중 편견과 낙인찍기는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섭식장애 등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AACE는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선별·치료해야 하며, 정신건강 상태 및 건강 관련 사회적 결정요인을 ABCD 중증도 단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를 고려해 AACE는 ABCD 중증도 판단 척도를 개정했다. 기존에는 중증도를 0~2단계로 제시했다면, 이번 성명에서는 1~3단계로 변경했다. 

기존 0단계는 합병증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이는 오히려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줘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한 2차 예방 관리 시작 시기가 늦출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기존 0단계는 1단계로, 기존 1단계는 2단계로, 기존 2단계는 3단계로 변경했다. 

성명에서는 ABCD 환자의 체중 편견과 낙인, 심리상태 등을 고려해 중증도를 확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분류한 중증도의 경우, 1단계는 확인된 신체 합병증이 없는 상태다. 내재적 체중 편견과 낙인, 심리, 건강 등이 삶의 질이나 치료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별적인 치료계획 수립과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2단계는 하나 이상의 경도~중등도 ABCD 합병증에 더해 다른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다.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잠재적으로 ABCD 치료를 방해할 수 있는 합병증, 체중 편견과 낙인 등을 갖고 있다. 이에 개별적인 치료계획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자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3단계는 최소 하나 이상의 중증 ABCD 합병증을 갖고 있으면서 다른 합병증 위험이 높은 단계다. 이들은 삶의 질과 체중 감량 치료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재적 체중 편견과 낙인, 심리적 요인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가 환자 웰빙 그리고 체중 감량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 Karl Nadolsky 교수. AACE 제공.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 Karl Nadolsky 교수. AACE 제공.

AACE는 의료진이 검증된 설문지를 활용해 이 같은 단계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본인 낙인찍기 또는 내재된 체중 편견이 있는지 판단하고, 심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환자를 정신건강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조언했다.

아울러 의료진과 단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잠재적 체중 편견을 줄이기 위한 비만 교육을 진행해야 하며, 체중 편견이 치료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성명 공동 저자인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 Karl Nadolsky 교수는 "이번 성명을 통해 개인 그리고 만성 관리 모델 모두에서 비만 관련 체중 편견, 낙인찍기, 내재적 체중 편견의 악순환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지길 바란다"며 "단순히 체중 관리뿐만 아니라, 낙인과 내재적 체중 편견을 줄이고 건강에 더 중점을 둬 환자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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