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젊은 여성일수록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선을 많이 경험하고 비만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다이어트(체중관리)를 시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만학회(회장 김성수, 이사장 박철영)는 3월 4일 '세계비만의 날'을 맞아 '비만 인식 현황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비만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비만치료 활성화 방안을 도출하고자 진행된 이번 조사는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일반인 남녀 만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1%)은 '우리 사회가 비만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은 71%, 남성은 52%가 그렇다고 해 남성보다 여성이 비만으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더 크게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낙인이란 비만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이에 따른 차별을 의미한다. 예로 과체중인 사람은 게으르거나 욕심이 많고 정신력과 자제력이 부족하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뚱뚱한 체형 때문에 눈에 쉽게 띈다(70%) △게을러 보인다(58%) △의지력과 자제력이 부족해 보인다(56%)고 응답해 비만인에 대한 사회적 부정적 인식이 확인됐다.

고도비만 환자 10명 중 5명(47%)은 본인이 고도비만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반대로 정상체중 32%, 저체중 5%는 스스로를 통통하거나 비만으로 생각했다.

고도비만 치료법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합병증 여부, 비만 중증 여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서는 고도비만 환자에게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행동치료,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식사치료, 규칙적 운동을 통한 운동치료를 비롯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권고한다.

응답자 10명 중 9명(89%)은 '비만이 다양한 성인병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문제라는 인식은 39%에 불과했다. 또 전문가 도움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고도비만, 섭식장애, 건강문제 등이 생겨야 하는 경우에 한정됐다.

이와 함께 응답자 66%는 식사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며 개인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전문가를 통한 도움이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고도비만인 경우에도 병·의원 이용 경험은 20%에 그쳤고 △합병증(59%) △고도비만자(57%) △폭식 등 섭식장애(52%) 등 건강 문제가 생긴 후에야 전문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증 관리도 중요하지만 비만 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합병증 발생 전 단계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관리하고 치료해 나가야 한다는 게 학회 설명이다. 

비만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전체 응답자 중 10명 중 7명(69%)은 다이어트 경험이 있었다. 

체중감량을 시도한 응답자 중 64%가 요요현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요요현상의 가장 큰 이유를 39%가 본인의 부족한 의지 탓으로 돌리는 동시에 체중 감량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역시 본인의 확고한 의지라고 답해, 비만을 생물학적, 유전적 그리고 사회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지 못함을 방증했다.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 허양임 교수는 "비만에 대해 의학적 접근보다 심미적 요소를 강조하는 사회적 인식이 비만과 고도비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시의적절한 의학적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며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은 개인 의지 문제가 아니라 몸의 항상성을 깨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비만학회는 세계비만의 날을 맞아 '체중관리 건강노트' 앱을 론칭해 누구나 쉽고 장기적으로 체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비만치료에 관한 올바른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 '비만의 모든 것_대한비만학회와 함께' 채널을 재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