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 2023] 美NHANES, DEXA로 총 체지방률 평가한 성인 비만 진단율 분석
BMI만 사용했을 때보다 DEXA 활용 시 비만 진단율 2배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체질량지수(BMI)만으로 비만을 진단하면 많은 비만 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계측법(DEXA)으로 측정한 총 체지방률에 따른 비만 진단율은 BMI만 활용했을 때보다 2배가량 높았다. 이는 BMI가 대사건강을 반영한 완전한 지표가 아니며 비만을 과소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15~18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3)에서 공개됐다. 

비만 진단율, BMI 30kg/㎡ 이상 36%→DEXA 총 체지방률 기준 74%

2011~2018년 NHANES의 DEXA 데이터에서 임신하지 않은 20~59세 성인 9784명 데이터가 연구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39세였고, 모든 참가자의 총 체지방 및 BMI가 계산됐다.

전체 참가자는 각 민족의 BMI에 따라 비아시아인은 △저체중 18.5kg/㎡ 미만 △정상 18.5~24.9kg/㎡ △과체중 25~29.9kg/㎡ △비만 30kg/㎡ 이상, 아시아인의 경우 각 △18.5kg/㎡ 미만 △18.5~22.9kg/㎡ △23~27.4kg/㎡ △27.5kg/㎡ 이상 등으로 분류됐다.

이어 BMI 또는 총 체지방률(BF%)을 기반으로 정상 또는 과체중 성인에서 비만 가능성을 평가했다. 총 체지방률에 따른 비만은 남성 25% 이상, 여성 32% 이상으로 정의했다. 

▲미국 럿거스로버트우드존슨의대 Aayush Visaria 교수는 15~18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3)에서 BMI와 DEXA 측정에 따른 비만 진단율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미국 럿거스로버트우드존슨의대 Aayush Visaria 교수는 15~18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3)에서 BMI와 DEXA 측정에 따른 비만 진단율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분석 결과, 단 36%가 BMI 30kg/㎡ 이상으로 비만으로 판단됐으나 DEXA로 측정한 총 체지방률에 따른 비만 진단율은 74%였다. BMI보다 총 체지방률로 비만을 확인했을 때 비만 진단율이 2배가량 높았던 것.

또 BMI 기준상 비만에 해당하지 않은 군 64% 중 DEXA에서 53%가 총 체지방량 기준으로 비만에 해당됐다. BMI 정상군 중 43%는 DEXA에서 비만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추가분석에서 BMI에 허리둘레 측정을 더하면 비만을 잘못 분류할 가능성이 23% 줄었다. 또 BMI와 허리둘레를 모두 활용해 비만을 평가했을 때 DEXA에서 비만으로 확인된 군의 31%만 비만이 아닌 것으로 잘못 분류했다. 즉, BMI와 허리둘레를 함께 평가 시 DEXA에 따른 비만 진단과 69% 일치했다.

인종에 따라서는 정상 BMI 성인 중 총 체지방률에 따른 비만 진단률이 비히스패닉계 백인 44%, 비히스패닉계 흑인 27%, 히스패닉인 49%, 아시아인 49%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특정 인종에서 BMI로 비만을 잘못 분류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BMI가 정상인 아시아계 미국인과 히스패닉인은 비히스패닉계 백인보다 DEXA로 측정한 총 체지방률에 따라 비만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컸고 복부지방률도 높았다. 반면 비히스패닉계 흑인은 정상~과체중 BMI 범위에서 비만할 가능성과 복부비만률이 낮았다. 

아울러 여성에서 비만 진단을 놓칠 비율이 높았는데, 정상 BMI인 여성 중 DEXA에서 비만 진단율은 59%로 조사됐다. 

BMI 시대는 끝났다?

▲미국 럿거스로버트우드존슨의대 Aayush Visaria 교수.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미국 럿거스로버트우드존슨의대 Aayush Visaria 교수.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BMI로 비만을 진단하는 시대가 끝나는 시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임상에서는 BMI 외에 허리둘레 또는 생체임피던스 기반 체지방측정 등 체지방을 평가하는 보조적 측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DEXA는 일반적 진료현장에서 비만 스크리닝에 비용 효과적이지 않고 실용적이지 않다. 하지만 임상에서 허리둘레, 허리둘레/신장비, 허리둘레/엉덩이비를 측정함으로써 비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럿거스로버트우드존슨의대 Aayush Visaria 교수는 "현재 진료현장에서 BMI를 폭넓게 사용하지만, 이번 연구는 BMI가 진정한 비만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허리둘레 등 추가 평가 없이 BMI만으로 비만을 판단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지방, BMI, 체지방 분포에 인종/민족적 그리고 성별 차이가 있으며, BMI가 이 같은 차이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면서 "BMI가 여전히 진료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접근하기 쉬운 측정법이지만, 임상적 그리고 환자별 수준에서 BMI 한계를 다른 평가도구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