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국제학술대회(KSN 2023) 27~30일 개최
독일 하노버의대 Haller 교수 "염증·섬유화 막는 약제…새로운 치료옵션 생겨"

▲독일 하노버의대 Hermann Haller 교수는 27~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KSN 2023)에서 'Role of Finerenone in CKD'를 주제로 발표했다. 
▲독일 하노버의대 Hermann Haller 교수는 27~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KSN 2023)에서 'Role of Finerenone in CKD'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가 당뇨병성 신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렌디아가 신장의 염증 및 섬유화에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신질환 진행을 막아,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독일 하노버의대 Hermann Haller 교수는 27~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KSN 2023)에서 'Role of Finerenone in CKD'를 주제로 발표했다.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 기존 치료에도 불구하고 잔여 위험 남아

학계와 산업계는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를 혈압·당화혈색소 조절로 치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약제로 예후를 개선하고자 노력해 왔다.

25년 전 등장한 RAS 억제제는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의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 보호 효과를 높여 예후를 개선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에게는 만성 콩팥병 진행 관련 잔여 위험이 남아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최근 등장한 약제가 SGLT-2 억제제다. SGLT-2 억제제인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와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는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CREDENCE와 DAPA-CKD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만성 콩팥병 진행 관련 잔여 위험은 여전했다.

케렌디아는 RAS 억제제 또는 SGLT-2 억제제 투약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잔여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치료제로 기대를 모은다.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 콩팥병은 △혈역학적 △대사적 △염증 및 섬유화 등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중 주목받는 것이 염증 및 섬유화다. 

Haller 교수는 "최근 당뇨병성 신질환이 염증질환인 것으로 파악됐다. 만성 염증으로 인해 섬유화가 유도되는데, 신장 세뇨관과 사구체에서 염증이 발생하면서 신장 섬유화가 악화된다"며 "이러한 메커니즘에 따라 염증 그리고 섬유화를 해결하기 위한 약제인 비스테로이드성 MRA가 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케렌디아, 기존 약제와 다른 점은?

최초 비스테로이드성 MRA인 케렌디아는 새로운 비스테로이드성 화학적 구조를 가져 기존 MRA와 결합 특성과 다르며, DNA 결합을 통해 다른 보조인자(co-factors)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케렌디아는 기존 약제와 효과 차이가 있고, 조직 내 분포도 심장보단 신장에 집중돼 축적된다.

구체적으로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MR)는 차등 유전자 발현을 통해 염증 및 섬유화와 체액 및 전해액 항상성 조절에 관여한다. MR이 활성화되면 항상성 조절 과정에서 고혈압이나 전해질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만성적으로 염증반응이 나타나 출혈과 섬유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즉, MR 과활성화 시 염증과 섬유화로 신손상이 나타난다. 

케렌디아는 두 가지 경로 중 항상성 조절보단 염증 및 섬유화 조절 과정에 주로 작용한다. 당뇨병 또는 심부전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 대상의 ARTS 임상2상 프로그램에서 케렌디아는 용량 의존적으로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을 줄였다. 게다가 단백뇨가 감소했으나 고칼륨혈증이 발생한 환자는 없었다.

Haller 교수는 "케렌디아는 용량 의존적으로 당뇨병성 신질환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혈압은 변하지 않았다"며 "즉, 케렌디아는 혈압이나 전해질 등 항상성 조절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그러나 염증이나 섬유화를 막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하노버의대 Hermann Haller 교수는 케렌디아 임상3상 결과와 함께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독일 하노버의대 Hermann Haller 교수는 케렌디아 임상3상 결과와 함께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FIDELIO·FIGARO·FIDELITY서 효능·안전성 입증

이에 따라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케렌디아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FIDELIO-DKD, FIGARO-DKD 임상3상이 진행됐다.

FIDELIO-DKD 결과, 케렌디아는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의 신부전 발생,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40% 이상 지속 감소, 신장사망 등 신장 관련 복합사건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18% 낮췄다. 중등증~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케렌디아의 미국식품의약품(FDA) 허가 근거가 됐다.

Haller 교수는 "긍정적 결과가 나타난 이유를 살펴본 결과, 케렌디아는 단백뇨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eGFR 유지에도 도움 됐다"며 "만성 콩팥병 진행 위험을 막는 측면에서 케렌디아가 효과적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케렌디아 치료에 따른 급성 신손상 위험은 없었고 여성형 유방암 발생률도 위약과 다르지 않았다. 고칼륨혈증에 따른 치료 중단 및 입원 발생률은 낮았다. 

비정상적 단백뇨가 확인됐고 만성 콩팥병 초기 단계인 당뇨병 환자가 포함된 FIGARO-DKD에서는 케렌디아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비치명적 심혈관계 사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을 13%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2차 목표점이었던 신부전, 등록 당시 대비 eGFR 40% 이상 지속 감소, 신장사망 등 신장 관련 복합사건 발생 위험은 케렌디아 투약 시 위약 대비 13% 낮았지만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FIDELIO-DKD에 만성 콩팥병이 더 진행된 환자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FIDELIO-DKD와 FIGARO-DKD를 통합 분석한 FIDELITY 결과, 케렌디아는 위약 대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을 14% 의미 있게 줄였다. 신부전, 등록 당시 대비 eGFR 57% 이상 지속 감소, 신장사망 등 신장 관련 복합사건 발생 위험도 케렌디아 투약 시 23% 유의하게 낮았다. 

이에 따라 케렌디아는 미국당뇨병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등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 당뇨병성 신질환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Haller 교수는 "MR을 직접 표적하면서 섬유화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약제가 등장했다"며 "그동안 당뇨병성 신질환 환자의 혈압을 조절하면서 RAS 억제제 등을 투약했지만 이제는 케렌디아로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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