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중환자의학회, 27일 기자간담회 개최
행위별 책정되는 수가로 인해 24시간 운영되는 중환자실은 배제
감염병 재유행 시 현 시스템서 대처 불가...'전담의∙간호인력 배치 필수'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KSCCM·ACCC 2023)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KSCCM·ACCC 2023)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 응급환자 급증하며 중환자실에 대한 중요성은 부각됐지만 정책지원은 여전히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KSCCM·ACCC 2023)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중환자학회 임원진들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부수적 피해로 초과 사망률이 발행했으나, 후속 조치에 대해선 선진국들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부의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학회 서지영 회장(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초과 사망률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높아 중환자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음이 경고됐지만 후속 조치는 선진국에 비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중환자의학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해서 전문과목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내과, 외과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정하고 그에 맞게 인력들을 키우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국내 대처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회 홍석경 기획이사(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초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증가했을 때 국가별로 초과 사망률이 늘었으나 국내에서는 잘 보완했다"면서도 "다만, 그이후 초과 사망률이 폭증하며, 감염병에 취약한 국내 중환자 의로시스템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중환자실에 있는 인력, 시설 등이 특수한 행위가 아니더라도 24시간 유지되야하는데, 국내 보험체계는 행위별 수가에 의존하게 돼 있어 정책 지원이 미진한 상황”이라며 “중환자실 전담 전문인력을 뽑을 수 있는 수가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에 미치는 못하는 수가로 24시간, 365일 일하는게 참담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보험체계는 대부분 행위별 수가가 책정되는 제도로, 지속적으로 의료인프라나 인력, 시설, 장비가 유지돼야 하는 중환자실에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 의료법 상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는 필수가 아닌 상황이고, 중환자전담의 수와 무관한 일괄적인 가산수가 및 낮은 수가로 의료기관에서는 최소한의 중환자 전담전문의를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중환자실은 좁은 공간의 다인실 구조로 감염병 재난 시 감염환자의 수용이 불가한 후진국형 구조를 갖고 있다. 열악한 의료 장비는 덤이다.

이에 학회 측은 중환자실전담전문의 배치, 간호사 적정배치를 위한 수가 개선 등을 일차 목표로 삼았다.

홍 기획이사는 “국내 중환자실 시설은 원내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고, 사생활 보호 불가한 상황이다. 결국 중환자실을 좌지우지 하는 건 결국 인력인데 호흡치료사, 물리치료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의사조차 없어도 되는 것이 현 행태”라며 “중환자전담전문의 필수 배치와 전문의∙간호인력 적정 배치를 위한 수가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에 학회 측은 보건복지부와 주관부서별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변화 움직임은 있으나 가시화 여부는 불확실하고 논의 중인 ‘중환자실 등급화’는 답보 상태다. 

서 회장은 “중환자실 등급화에 대해선 과거부터 주장했다. 복지부에서 필수의료 대책에 중환자실 등급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진전은 없다”며 “병원 기능이 달라 모든 중환자실이 모두 동일한 수준일 필요는 없다. 새로운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책임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의지가 있으면 수가 보전 혹은 상급종병 지정기준에 포함하거나 심평원의 질 향상 지원금으로 보상을 하든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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