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DOAC 임상시험 환자 개별 데이터 포함된 COMBINE AF 분석
표준용량 DOAC, CrCl 25mL/min까지 와파린보다 안전하고 효과적
저용량 DOAC, 표준용량보다 뇌졸중/전신색전증·사망 위험 더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신기능이 저하된 심방세동 환자도 용량을 줄이지 않고 표준용량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를 복용해야 한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COMBINE AF에 포함된 개별 환자 데이터를 분석 결과, 표준용량 DOAC을 복용한 심방세동 환자는 크레아틴 청소율(CrCl)이 25mL/min까지 떨어져도 와파린을 복용한 이들보다 안전하고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저용량 DOAC을 투약한 환자군은 표준용량을 복용한 이들보다 뇌졸중/전신색전증 및 사망 발생 위험이 더 높아, 신기능이 떨어졌을지라도 DOAC 용량을 줄이지 않아야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COMBINE AF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DOAC과 와파린 또는 아스피린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5가지 무작위 임상연구에서 비식별화된 환자 데이터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다.

이번 연구에서는 DOAC 주요 임상연구인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의 ROCKET-AF △프라닥사(다비가트란)의 RE-LY △엘리퀴스(아픽사반)의 ARISTOTLE △릭시아나(에독사반)의 ENGAGE AF-TIMI 48 등에 참여한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Circulation 4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DOAC 신장 배설률 '27~80%'…신기능 따라 안전성 문제 나타날 수도

신기능에 따라 사용 가능한 DOAC을 보면, 프라닥사는 CrCl 30mL/min을 초과한 환자군에게 권고하며 15~30mL/min이라면 용량을 줄여야 한다. 자렐토와 릭시아나는 CrCl 50mL/min 초과한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며 15~50mL/min인 경우 감량해야 한다. 엘리퀴스는 CrCl 25mL/min 초과한 경우 투약할 수 있고, 나이, 체중, 신기능 등 임상기준에 따라 용량을 조정해야 한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 투약하는 DOAC은 신장에서 일부 배설되기에 신기능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신장 배설률은 엘리퀴스 27%, 자렐토 35%, 에독사반 50%, 프라닥사 80%로, 환자 신기능에 따라 DOAC 안전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DOAC 임상연구에는 CrCl 25~30mL/min으로 신기능이 낮은 심방세동 환자가 포함됐지만, 중증 신기능 저하 환자는 상대적으로 적게 모집됐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임상에서는 신기능 저하 환자에게 DOAC 투약을 주저하며, 처방하더라도 용량을 줄이고 있다. 

"기준 충족하지 않는 한 DOAC 용량 감량 부적절"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COMBINE AF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DOAC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조사하고자 여러 기관이 협력해 진행하는 데이터베이스다. 

이번 연구는 DOAC 투약을 주저할 수 있는 신기능 저하 환자에 초점을 맞춰, CrCl 25mL/min까지 신기능 범위에서 DOAC과 와파린의 안전성 및 효능 결과를 비교했다. 예후에는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두개내출혈, 사망 등이 포함됐다.

총 7만 1683명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 70.6세였고 여성이 37.3%를 차지했다. 평균 CrCl은 75.5±30.5mL/min이었고, 이중 2만 4396명은 60mL/min 미만, 2만 8891명은 60~89mL/min이었다. 추적관찰(중앙값)은 23.1개월 동안 이뤄졌다. 

먼저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두개내출혈, 사망 등 발생률은 신기능이 악화될수록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CrCl에 따라 DOAC군과 와파린군의 예후를 비교한 결과, CrCl이 25mL/min까지 낮아진 경우 표준용량 DOAC군은 와파린군과 비교해 주요 출혈 위험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 interaction=0.61).

두개내출혈 위험은 CrCl 122mL/min 미만일 때 와파린군 대비 표준용량 DOAC군이 유의하게 낮았고, CrCl이 10mL/min 감소할수록 DOAC군의 두개내출혈 위험이 6.2% 줄었다(P interaction=0.08).

전신색전증 위험은 CrCl 87mL/min 미만에서 와파린군보다 표준용량 DOAC군이 의미 있게 낮았다. CrCl 10mL/min 감소당 DOAC군의 전신색전증 위험은 4.8% 감소했다(P interaction=0.01).

사망 위험은 CrCl 77mL/min 미만인 경우 표준용량 DOAC군이 와파린군보다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CrCl 10mL/min 감소당 DOAC군의 사망 위험은 4.8% 줄었다(P interaction=0.08).

아울러 DOAC 치료 용량에 따라서도 신기능 저하 환자 예후가 달랐다. 표준용량은 저용량과 비교해 출혈 또는 두개내출혈 발생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뇌졸중/전신색전증 및 사망 위험은 저용량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듀크임상연구소 Christopher Granger 박사는 "이번 연구는 CrCl 25mL/min까지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와파린보다 DOAC을 투약해야 하고,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예방을 위해 가이드라인에 따라 DOAC 표준용량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DOAC 용량을 줄여야 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한 신기능 저하 환자의 DOAC 용량 감량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면서 "저용량을 투약해야 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DOAC 용량 감량은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