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정맥혈전색전증 환자 대상 비교 연구 발표
엘리퀴스군, 효과·안전성 우월…"임상에서 치료제 선택에 도움 될 것"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에서 약제 간 희비가 엇갈렸다.

DOAC인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 또는 엘리퀴스(아픽사반)를 처방받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렐토보단 엘리퀴스 유용성에 무게가 실렸다. 

올해 초 재발성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에 엘리퀴스가 자렐토보다 효과적이면서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지난달 공개된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데이터 분석에서도 엘리퀴스가 승기를 잡았다.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엘리퀴스 투약 시 뇌졸중 위험 43%↓

Annals of Internal Medicine 지난달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는 엘리퀴스 복용 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위험이 자렐토를 투약할 때보다 절반가량 낮았다.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는 심장판막질환을 동반하면 그 위험이 더 커진다. 미국 내 심방세동 환자 약 60%는 심장판막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렐토와 엘리퀴스는 2016년 이후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게 주로 처방된 항응고제이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자렐토와 엘리퀴스의 효능 및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임상연구는 없었다.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두 약제를 비교한 임상시험이 부족했던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임상에서 약제 선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은 2013~2020년 미국 상업 의료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서 자렐토와 엘리퀴스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연구는 임상시험 설계 원칙을 관찰연구에 적용해 실사용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을 무작위 배정하기보단,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특징 등을 고려해 두 치료군을 매칭했다.

자렐토 또는 엘리퀴스를 처음 처방받은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총 1만 9894명(각 9947명)이 분석에 포함, 성향점수매칭법을 적용해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1차 효능 목표점은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발생으로, 2차 안전성 목표점은 위장관 또는 두개내출혈 발생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엘리퀴스군의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은 자렐토군보다 43% 유의하게 낮았다(HR 0.57; 95% CI 0.40~0.80). 위장관 또는 두개내출혈 위험도 엘리퀴스군이 49% 의미 있게 낮다고 분석됐다(HR 0.51; 95% CI 0.41~0.62).

연간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발생률은 자렐토군 0.91%, 엘리퀴스군 0.52%로 약 2배 차이가 확인됐다. 출혈 발생률도 이와 유사하게 자렐토군이 2배가량 높았다. 

단 이번 연구는 추적관찰 기간이 짧고 심장판막질환 유형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 교신저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Sean Hennessy 교수는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대상 연구 결과, 엘리퀴스 투약 시 자렐토보다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출혈 발생 위험이 더 낮았다"며 "무작위 연구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의료진은 심장판막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게 투약할 항응고제를 선택할 때 이번 결과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이번 연구를 지원했다.

엘리퀴스군, 자렐토군보다 정맥혈전색전증 재발·출혈 위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및 치료에 대표적으로 사용했던 비타민 K 길항제(VKA) 자리를 DOAC이 대체하는 가운데, 지난 1월에는 엘리퀴스의 효능 및 안전성이 자렐토보다 우월하다는 후향적 연구 결과가 Annals of Internal Medicine를 통해 발표됐다(Ann Intern Med 2022;175(1):20~28). 

2015년 1월~2020년 6월 미국 상업 의료보험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렐토 또는 엘리퀴스를 새로 처방받은 정맥혈전색전증 성인 환자 3만 7236명(각 1만 8618명)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은 최소 1회 입원을 통해 정맥혈전색전증을 진단받았고 30일 이내에 DOAC 치료를 시작했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을 종합한 재발성 정맥혈전색전증 발생으로 정의했다. 1차 안전성 목표점으로 위장관 및 두개내출혈 발생을 확인했다. 

자렐토군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105일, 엘리퀴스군은 102일이었다. 등록 당시 각 군의 특징 차이를 최소화하고자 성향점수매칭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재발성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엘리퀴스군이 자렐토군보다 23% 유의하게 낮았다(HR 0.77; 95% CI 0.69~0.87). 엘리퀴스군은 자렐토군 대비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이 15%, 폐색전증 위험이 41%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위장관 또는 두개내출혈 위험이 자렐토군 대비 엘리퀴스군이 40% 의미 있게 낮았다(HR 0.60; 95% CI 0.53~0.69). 엘리퀴스군의 위장관출혈 위험은 40%, 두개내출혈 위험은 46% 낮아, 자렐토보다 엘리퀴스 선택 시 유의하게 출혈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

자렐토군과 비교해 엘리퀴스군의 재발성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 절대 감소치는 치료 시작 후 2개월 이내에 0.6%, 6개월 이내에 1.1%, 출혈 발생률 절대 감소치는 각 1.1%와 1.5%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Ghadeer K. Dawwas 교수는 "이번 결과는 정맥혈전색전증 환자에게 엘리퀴스가 자렐토보다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번 리얼월드 결과는 초기 항응고제 선택 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맥혈전색전증 치료를 위해 항응고제를 선택하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지침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이오클리닉 Damon E. Houghton 박사는 "연구 표본 수가 크다는 점에서 좋은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결과는 자렐토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지만, 환자에게 적합할 경우 엘리퀴스를 첫 번째로 선택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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